코로나19 대응책 관련 K리그의 긴급 이사회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프로축구 K리그 개막 일정 조율이 계속 난항을 겪고 있다. 사실상 리그 일정 축소 수순으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K리그 1부와 2부 구단 대표들은 30일 회의를 개최하고 2020시즌 개막일과 경기 방식 조율에 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구단 대표자들은 "개막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고, 경기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K리그 개막 일정은 초중고 개학이 늦춰지면서 더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9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에 한해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31일 발표했다. 일주일 후인 4월 16일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이, 4월 20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이 순차적으로 개학한다. 3월 예정에서 4월 6일로 한 차례 연기된데 이은 추가적인 조치다.

전국 학교의 개학 일자는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에서 단체 생활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 프로스포츠리그인 K리그 입장에선 커다란 관심사였다. 그러나 정부는 등교 없는 온라인 개학이라는 발표를 통해 단체 생활이 여전히 어렵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졌다.

따라서 올 시즌 K리그의 일정 축소는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다. 30일 열린 대표자 회의 내용에 따르면 2020시즌은 기존보다 축소된 일정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당초 K리그는 풀리그 방식으로 팀당 33경기를 치르고, 상, 하위 6개 팀으로 나뉘어 5경기씩을 더 치르는 38라운드 방식으로 펼쳐졌다.

하지만 다가오는 시즌은 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스플릿 시리즈 없이 33라운드만 치르는 방식을 비롯해 32라운드(정규리그 22라운드+스플릿 10라운드) 방식, 27라운드(정규리그 22라운드+스플릿 5라운드) 방식 등 복수의 안이 회의에서 논의됐다. 구단 대표자들은 개막 후에도 선수 감염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한 '예비일'을 둬 비교적 느슨하게 일정을 짜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상대적으로 K리그1보다 K리그2의 일정 조율이 수월하다. K리그2는 A매치 기간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K리그2만 놓고 보면 6월에 개막한다 해도 주중 경기를 늘릴 경우 당초 예정된 대부분의 경기를 다 소화할 수 있다. 다만 K리그2 대표자들도 선수 안전을 고려해 예비일을 충분히 둬야한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당초 구단 대표자 회의에서 개막 시점과 관련한 유의미한 결론이 나올 경우 4월 초 리그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큰 틀에서의 합의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하면서 이사회 개최 일자도 더 미뤄졌다. K리그 개막 일정이 확정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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