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자부 외인 트라이아웃 모습.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시즌은 끝났지만,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프로배구가 비시즌 가장 큰 과제인 외국 선수 선발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애초 3 ~13일 유럽 체코 프라하에서 다음 시즌 외국 선수 트라이아웃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예년처럼 구단들이 연습경기와 심층 면접을 거쳐 각 구단이 원하는 외국 선수를 선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에서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모든 계획이 꼬였다. 지난달 31일 오전 기준으로 체코의 확진자수는 2829명이다. 매일같이 1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체코 정부는 지난달 13일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외국에 머물던 자국 시민도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날짜가 임박한 상황에서 다른 개최지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트라이아웃 무산이 기정사실화는 분위기다. A구단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예년처럼 트라이아웃이 열릴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KOVO는 대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시적으로 자유계약으로 외국 선수를 선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극단적으로 다음 시즌에 한정해 외국 선수 없이 리그를 치르자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KOVO는 비디오 영상을 보고 외국인 선수를 뽑자는 대책을 내놨다. 선수들이 트라이아웃 신청 때 제출하는 영상을 보고 각 구단이 마음에 드는 선수를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다. 여자프로농구(WKBL)가 이런 방식으로 선수 선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영상만으로 선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전 트라이아웃에서도 현장에서 확인한 선수의 신체 조건과 경기력이 에이전트와 KOVO가 제공한 프로필이나 영상과 다른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구단들이 외국 선수를 볼 때 가장 중요시하는 인성도 제대로 검증하기 힘들다. B구단 관계자는 “2019-2020시즌을 치르면서 구단들이 외국 선수는 기량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뼈저리게 느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자세히 살펴볼 수 없어서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즌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외국 선수를 선발해야 하므로 기존 선수와 재계약을 택하거나 V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를 선호하는 구단들이 대다수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로배구에서 외국 선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문제인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다. KOVO는  2일 실무위원회와 9일 이사회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하고 5월 중순쯤 외국 선수선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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