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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지난해 10대 그룹 영업이익이 6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영업이익 감소에 투자액도 11조원 가까이 줄였다.

1일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베이스 인포빅스가 10대 그룹 비금융 계열사 94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대 그룹(삼성·SK·현대자동차·롯데·LG·GS·신세계·한화·한진·현대중공업) 중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8개 그룹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10대 그룹 전체적으로는 전년(86조6928억원)대비 59.89% 감소한 34조7737억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가장 컷던 곳은 SK그룹으로, 19개 계열사에서 6조2125억원을 기록, 2018년(25조6323억원) 대비 75.76%나 쪼그라들었다.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36% 급감한 1조9천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삼성그룹 12개 계열사가 16조2212억으로 전년(46조1718억원)보다 64.87%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018년 43조6995억원에서 지난해 14조1151억원으로 67.70% 급감했다.

삼성전자 실적이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2018년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역(逆)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LG그룹은 13개 계열사에서 총 1조5592억원을 벌어 전년(4조3428억원) 대비 64.1% 축소됐다. 핵심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LCD TV 패널 가격 급락을 이겨내지 못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96% 줄었다.

항공업계 업황이 악화하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낸 한진그룹 계열사 중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58.99% 감소했고 진에어는 적자 전환됐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8562억원) 대비 58.45% 급감한 3557억원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8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1.35% 감소했다. 도소매, 식료품 업종의 부진으로 롯데쇼핑(-32.77%), 롯데하이마트(-41.09%) 등의 영업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마트 역시 2018년 대비 48.68% 줄면서 신세계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6811억원으로, 전년(9143억원) 대비 25.50% 줄었다.

한화그룹도 지난해 영업이익(3731억원)이 전년(6080억원) 대비 38.64% 줄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주력인 현대차가 흑자 전환하고 기아차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6.69%나 증가한 데 힘입어 그룹 전체 영업이익(5조8716억원)이 전년 대비 65.70% 증가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 6곳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21.67%나 급증한 2459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 핵심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조선해양은 2018년 29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급감에 대기업 투자도 줄어

영업이익 급감은 투자 감소로 이어졌다.

CEO스코어는 1일 2019년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대기업집단 계열 358개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각각 1332조8394억원, 66조481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2018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1%(28조8712억원), 영업이익은 46.5%(57조7273억원) 줄었다. 영업 부진에 대기업들의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 역시 90조5173억원에서 79조5439억원으로 12.1%(10조9734억원) 감소했다.

삼성, SK, LG 등 3개 그룹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투자액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투자 활동이 위축된 영향도 있었다.

그룹별로는 SK가 20조9035억원에서 16조1200억원으로 4조7835억원(22.9%) 줄어 감소액이 가장 컸다.

이어 LG와 삼성이 각각 -3조3891억원, -2조867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에쓰오일도 1조2110억원을 줄이면서 1년 새 1조원 이상 투자를 줄인 그룹은 총 4곳이었다.

이어 현대중공업(-9634억원), 코오롱(-1849억원), 아모레퍼시픽(-1823억원), 애경(-1534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줄였다.

기업별로는 지난해 전년 대비 5조2949억원 줄인 SK하이닉스가 1위, LG디스플레이(-3조3296억원), 삼성전자(-2조1712억원), 에쓰오일(-1조2110억원), LG이노텍(-7493억원), 삼성SDI(-4932억원), 현대삼호중공업(-4237억원), 현대미포조선(-3962억원), LG전자(-3804억원), 기아자동차(-3135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LG유플러스로 1조6168억원에서 2조5628억원으로 9460억원(58.5%) 증가했다.

GS칼텍스(5718억원, 85.4%), KT(4567억원, 17.5%), LG화학(4276억원, 16.3%), SK에너지(3932억원, 81.8%), CJ ENM(3656억원, 198.7%), 현대모비스(3566억원, 112.2%), 포스코(2999억원, 17.3%), 대한해운(2387억원, 145.2%), 포스코켐텍(265억원, 197.8%) 등도 증가액 상위 10위에 올랐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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