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출 단가 11.7% 급락에도 물량은 13.1% 증가하며 상승세 이어가
국내 수출 물량 증가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한국 수출이 전달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에도 전년 수준에 근접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감소한 469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0.3% 줄어든 418억7000만달러, 무역수지는 50억4000만달러 흑자로 9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월 수출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으나 전년 수준에 근접하며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을 저점으로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며 2월에는 15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3월은 다시 소폭 하향했다.

코로나19 악재로 수출 단가가 11.7% 급락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22.7%), 석유화학(-17.2%), 섬유(-9.7%), 철강(-9.1%) 등의 하락률이 높았다.

다만 수출 물량은 17개월 만에 가장 큰 13.1%가 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요 20개 품목 중 14개의 수출 물량이 증가했고, 특히 반도체 물량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했다.

하루평균 수출은 전월의 -11.9%에 이어 -6.4%로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감소 폭은 완화됐다.

산업부는 코로나19가 주력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5.8%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회복했다. 이달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각각 17.3%와 10.0%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대중 수출의 경우 현지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졌던 2월 초 하루평균 수출이 3억6000만달러로 급감했지만, 점차 확산세가 둔화해 3월에는 4억5000만달러로 1월 수준을 회복했다.

비(非)대면 생활습관이 확산하면서 컴퓨터(82.3%), 무선통신(13.3%) 등 정보기술(IT) 품목이 선전했고, 가공식품(54.1%)·손 세정제(81.4%)·진단키트(117.1%)와 같은 코로나19 관련 소비재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은 2.7% 감소했으나 모바일 수요를 상쇄하는 서버 수요가 견조해 고정가격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3월 기준 D램 고정가격은 2.94달러,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은 4.68달러다.

석유제품·석유화학·차부품·섬유 등의 품목은 중국에서 부진했지만, 수출 물량을 미국, 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신(新) 수출성장동력 품목은 7개 품목 중 화장품(30.7%), 바이오·헬스(23.7%) 농수산식품(12.6%) 등 5개의 수출이 늘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한국 수출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지난해 3월 수준에 근접하며 선전했다"며 "중국·미국 등 주요국의 공장 가동 중단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의 생산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등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의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수출은 코로나19의 본격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 수출기업이 당면한 유동성 부족 및 마케팅·물류·입국제한 등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우리 수출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검토중에 있다”고 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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