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경제학] K팝의 부상... 저작권료 3000억대 시대 열리나
[연예경제학] K팝의 부상... 저작권료 3000억대 시대 열리나
  • 정진영 기자
  • 승인 2020.04.02 01:00
  • 수정 2020-04-01 16:45
  • 댓글 0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K팝이 글로벌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해외로 뻗어나가기 시작한 K팝은 이제 팝 시장의 중심 미국까지 사로잡을 정도로 커졌다. K팝의 이 같은 성장은 단순히 양적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가요계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업계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도 변화했다.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던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해 현재는 음원 차트에서 금액을 지불하고 합법적인 음원 구매를 하는 게 대다수가 됐고, 즐기는 음악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최근 트로트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공연, 음원 등 곳곳에서 아주 거대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게 그 예다. 대중의 인식 변화와 K팝의 외연 성장이 맞물리며 최근 국내 음악 저작권료 징수액은 2000억 원대를 돌파, 저작권료 3000억 원대의 시작도 기대하게 하고 있다.

■ 전년도 대비 300억 원↑… 점차 높아지는 저작권료 징수액

K팝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저작권료 징수액이다. 저작권료 징수액은 음악 사용에 대한 대가로 지불되는 것으로, K팝이 얼마나 많은 분야에서 소비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한 해 동안 음악 저작권료로 2207억 원을 징수했다. 이는 전년도인 2018년도 징수액(2037억 원)보다 약 200억 원 성장한 수치다.

한음저협은 지난 1964년 약 50만 원의 음악 저작권료를 징수한 것을 시작으로 1979년 1억 원대, 1993년 100억 원대, 2010년 1000억 원대의 저작권료 징수액 돌파를 이뤘다. 저작권료 1000억 원대 시장이 열린 지 불과 8년 여 만에 2000억 원대로 2배 성장을 이루면서 저작권료 3000억 원대 돌파에 대한 청신호를 켰다. 국내에서 저작권 징수료 2000억원을 넘긴 산업은 음악이 유일하다.

분야별로 따지면 특히 스트리밍과 유튜브 시장 성장으로 전송 분야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늘었다. 지난 해 전송 분야에서 징수된 금액은 833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약 330억 원이 늘어났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급부상하는 전송 시장에 잘 대응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 외에 CD 등 음반 제작에 따른 사용료인 복제 분야에서는 340억 원, K팝과 한류를 통해 해외에서 거둬들은 저작권료는 134억 원에 달했다. 거둬들인 저작권료 2207억 원 가운데 2135억 원은 각 저작권자들에게 분배됐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9 CISAC 총회에 참석한 한음저협 임직원 단체 사진.

■ 세계도 주목하는 '디지털 챔피언' 한국

K팝의 가파른 성장세에 세계 저작권계에서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한음저협은 지난 해 협회 설립 후 최초로 국제 저작권 관리단체 연맹인 CISAC의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이사국은 CISAC의 가입국들 가운데 오직 20개 단체만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한음저협은 모두 101개 단체 가운데 93개 단체로부터 지지를 얻어 이사국으로 선임됐다.

CISAC이 발표한 '2019 국제 징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브라질, 네덜란드에 이어 음악 저작권료 분야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 보고서에서 CISAC은 한국을 스웨덴, 호주, 멕시코와 함께 '디지털 챔피언'이라 부르며 주목헀다. 한국은 실제 저작권료에서 디지털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33.4%다. 이는 약 5년 만에 102% 성장한 수치로 아시아(26.3%)와 유럽(13.3%)에 비해 크게 앞선 것이다. CISAC은 이와 같은 꾸준한 성장을 아이돌 그룹을 선두로 한 K팝의 큰 인기와 그들을 지지하는 팬덤의 힘으로 분석했다.

김일겸 대중문화마케터는 "저작권료 징수액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작사, 작곡, 편곡가 등 작가들이 점차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서 기업 등에서도 음악 사용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이는 음악 산업에 대한 대중의 시각이 많이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음저협이 CISAC 상임이사국이 되면서 전 세계 CISAC 회원국들로부터 받는 저작권료가 발생했다. K팝의 외연이 확장되는 것과 발맞춰 준비했기에 가능한 부분이었다고 판단한다"며 "최근 트로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젊은층들의 트로트 시장 유입이 많아졌다. 아직 불법복제음반과 같은 음지에서 유통되는 음악들이 있긴 하지만 사회적 인식 변화와 K팝의 확장으로 점차 양지에서의 음원 소비가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저작권료 징수액이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는 건 국내 음악계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음저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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