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왼쪽). /한화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화 내야수 노시환(20)은 지난 시즌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변우혁, 유장혁(이상 20)과 신인 빅3로 불리며 미래 한화 타선을 책임질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출중한 하드웨어와 파워, 강한 어깨가 장점이다.

그러나 노시환은 지난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91경기에 출장해 타율 0.186 1홈런 13타점에 그쳤다. 한화 팬들이 기대하던 슈퍼루키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지난달 30일 연락이 닿은 노시환은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이 컸다. 작년엔 결과가 안 좋다 보니 저도 모르게 주늑이 들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한 여운은 단단한 동기부여로 바뀌었다. 비시즌 꾸준한 운동과 식단관리로 체중을 8kg 감량했다. 현재 체중은 95kg. 몰라 보게 날렵해지면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보통 체중을 감량하면 근육도 같이 빠지기 마련이지만, 노시환은 스프링캠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해 더욱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그는 “몸이 무겁다고 느껴서 체중을 감량했다. 몸이 가벼워지니 운동할 때 더 좋은 것 같다. 지금도 식단조절을 하면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 이용규(오른쪽)와 노시환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스프링캠프에서 마주본 채 팔꿉혀펴기를 하고 있다. /한화 제공

스프링캠프에서 룸메이트로 함께한 ‘캡틴’ 이용규(35)의 영향이 컸다. 노시환은 “캠프에서 이용규 선배와 같은 방을 쓰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하면서 많이 배웠다. 하루도 빠짐없이 복근 운동도 같이했다. 이용규 선배가 계획한 건 빼놓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철저한 준비는 자신감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보다 한결 여유가 생겼고 집중력이 좋아졌다. 타격 부분에선 히트 포인트를 앞에 두고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을 중점적으로 연습해 캠프 연습경기와 국내 청백전에서 장타를 쏟아내며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했다. 지난달 25일 청백전에서 2루타와 3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경기를 펼쳤고, 지난달 31일 열린 청백전에서도 4회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청백전에서 20타수 5안타를 기록 중인데 단타 1개, 2루타 2개, 3루타 1개, 홈런 1개로 장타력이 크게 향상됐다. 노시환은 “타석에서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공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너무 힘으로만 치려고 해서 변화구 대처가 잘 안 됐다. 올해는 힘을 빼고 가볍게 치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타격만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유격수 출장이다. 노시환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중점적으로 유격수 훈련을 했고 미국 연습경기, 그리고 청백전에서 주로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비시즌 필라테스를 배우며 유연성과 순발력을 키운 그는 연습경기에서 무난한 유격수 수비를 선보이며 멀티 플레이어의 가능성을 뽐내고 있다. “아무래도 3루가 아마 때부터 봤던 포지션이어서 가장 편하다. 그런데 프로에 와서 유격수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3루 만큼 편해졌다.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다. 언제든 팀이 원하는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당장 시즌을 시작해도 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만 현실은 여전히 개막일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준비를 잘했고, 컨디션도 좋아서 당장 개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즌이 늦어져서 아쉽다. 그래도 어떻게 보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주어진 것이다. 개막 전까지 컨디션 관리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시환은 한화의 젊은 야수 중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 선수다. 한화 우타 거포 계보를 이을 1순위 후보다. 한화가 거포 갈증에 시달리고 있기에 노시환의 성장은 더욱 절실하다. 그는 “지난해엔 팀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됐다. 올해는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2할 후반대 타율이 목표다. 팬들에게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엄지척’ 세리머니도 많이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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