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동산 규제 강화·1순위 입주자격 변화가 한파 불러와

 

과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한때 경기도 집값을 선도해 오던 과천시의 부동산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매가는 물론 전세값도 계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출 등 각종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됐고. 1순위 청약 자격이 강화되면서 전세 수요가 실종됐다는 분석이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5㎡ 지난 2월 13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15억9500만원 거래됐지만, 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해당 아파트는 불과 한달전만 하더라도 13억원 중반대로 호가가 형성돼 있었으나, 현재 매물은 13억원까지 가격이 빠졌다.

과천시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도 전용 50㎡ 지난달 11억원에 실거래가가 찍혔다. 이 평형은 지난해 12월 12억3500만원에 매매됐는데, 3개월 새 1억3500만원이 하락한 셈이다.

'준강남'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부동산 규제 강화와 함께 하락 전환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의 매매가격지수 월간동향에 따르면 과천은 지난 2월 -0.19%, 3월 -0.07% 집값이 빠졌다.

과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규제 강화와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로 인해 매수가 줄어들자 집주인들이 조금씩 호가를 낮춰가는 분위기"라며 "호가가 낮아져도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좀 더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간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던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2월 4억원 대를 호가하던 주공9단지 전용 47㎡ 전셋값이 지난달 13일 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 대비 1억8000만원 떨어졌다. 인근 단지도 1억원 이상 씩 전세가가 하락하고 있다.

과천 아파트 전세가 누적 변동률은 올해 들어 -1.07%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 안산을 제외하고는 하락폭(0.92%)이 가장 컸다.

택지지구의 1순위 청약 자격이 해당 지역 거주 기간 1년에서 2년으로 늘어 1순위 자격 확보가 어려워지자 수요가 떨어져 나가면서 전셋값이 떨어졌다는 해석이다.

과천은 그간 과천지식정보타운 및 3기 신도시 조성, 재건축사업 진척에 따른 청약 대기수요로 전셋값이 급등세를 보여왔다.

그러니 거주 요건이 늘어나게 되면 전세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만약 내년 5월 분양을 위해선 이달 중 이주해 1년여 거주만 하면 1순위가 됐다면 이제는 자격 요건 충족이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지식정보타운 내 민간 아파트 분양은 수 년내에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지금 이주한다고 하더라도 1순위 자격을 얻기도 전에 지정타 분양이 완료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과천 부동산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이사철이 마무리된데다, 경기침체로 매수심리가 실종됐다는 이유에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새학기 이주가 2월까지 마무리되며 전세 시장에 수요가 없어 과천 전세는 계속 이런 상황대로 흘러 갈 듯하다"며 "집값의 경우는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 부동산은 심리가 좌우하다보니 한동안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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