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생존 장담할 수 없어... 정부 지원 절실"
항공업계 "생존 장담할 수 없어... 정부 지원 절실"
  • 강한빛 기자
  • 승인 2020.04.02 17:00
  • 수정 2020-04-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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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부터 6월까지의 매출 손실 6.4조 전망
텅 빈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대한항공 제공
텅 빈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대한항공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생사기로에 놓인 항공사들이 정부에 지원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임금반납, 휴직 등 개별적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일 항공업계에따르면 국적항공사들의 지난 2월과 6월까지의 매출 손실은 6조45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하늘길이 막히자 발이 묶인 여객기가 늘어나고 있고, 기내식을 납품하는 기내식 생산공장 등 주요 시설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이에 항공사들은 자구책으로 급여반납, 유·무급휴직 등을 시행 중이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전체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750명을 구조조정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시점은 다음 달 말경으로,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에서 대규모 감원이 이뤄지는 것은 이스타 항공이 처음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4월 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3월에는 아예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기도 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지난달 23일 사내게시판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요청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이달 25일 예정됐던 급여 지급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지금의 위기 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더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 돌입할 것"이라며 "이는 기재의 운영만으로도 막대한 피해가 누적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모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며 회사의 존립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진에어 등 다른 LCC도 휴직과 급여삭감 등 자구책을 실시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 역시 휘청이는 건 마찬가지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절차 중에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일로 예정됐던 약 1조47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 납부일을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는 날'로 정정공시했다. 또 신주 상장 예정일도 이달 24일에서 '주금 납입일 이후 15일 이내'로 변경하며 인수 작업이 사실상 연기됐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조종사 387명 전원은 이달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의무적인 무급 휴가에 들어선다. 여기에 사장급 이상은 이달부터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며 허리띠를 졸라맨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주총 이후 입장문을 통해 항공업계의 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항공산업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전 임직원들과 함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으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단일 기업이나 산업군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회사의 자구 노력을 넘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대한민국 항공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종사자는 25만여명에 달한다. 국내 항공산업의 위기가 지속돼 붕괴될 경우 일자리 16만개가 사라지고, GDP 11조원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는 항공사의 개별적인 노력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해외각국이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것과 비교해 국내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이 휘청거리자 미국은 최근 상·하원 및 대통령이 합심해 여객 항공사에는 보조금 250억불(30조7000억원), 화물 항공사에게는 보조금 40억불(4조9000억원) 등을 지급했다.

싱가포르항공의 경우는 최대 주주인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105억달러의 주식과 전환사채 발행에 대한 동의를 얻었고 독일은 자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무한대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프랑스는 자국 항공사에 대한 담보대출의 지원방안 수립, 네덜란드도 자국 항공사에 무제한 지원 및 매출 손실에 따라 임금 90%까지 지원하는 등 위기 타개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LCC) 대상으로 정부가 3000억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지원 대상에 대형 항공사가 제외돼있어 국적 항공사 전체로 확대해야 하며, 실질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원조건 (신용등급, 부채비율) 한시적 완화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멈춰선 항공기들과 기내식 공정, 갈 곳을 기다리고 있는 기내식 밀카트가 움직일 수 있기 위해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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