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SK 타격코치.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홈런공장’이라 불리던 SK 와이번스 방망이가 2019시즌 ‘물타선’으로 전락했다. 공인구 반발 계수 조정에 직격탄을 맞으며 2017시즌 234개, 2018시즌 233개였던 팀 홈런이 2019시즌엔 117개로 급감했다. 10개 구단 중 홈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팀 타율도 2018시즌 0.281에서 2019시즌 0.262로 내려앉았다. 특히 후반기 팀 타율이 고작 0.247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역대급 추락’을 경험한 SK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코칭스태프 개편 작업을 단행했다. 타선 부활을 이끌 적임자로 이진영 타격코치를 선택했다. 현역 시절 ‘국민 우익수’로 불렸던 이 코치는 통산 타율 0.305, 2160안타를 기록한 강타자 출신이다. 2007년과 2008년 통합우승을 이끈 SK의 프렌차이즈 스타 출신이기도 하다. 2018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 코치는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고, 프리미어 12 대표팀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했다.

친정팀의 부름을 받은 이 코치는 지난해 호주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젊은 코치답게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SK 타자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이 코치는 “개막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탓에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을 것 같다. 어려운 상황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집중력이 중요하다”면서 “여기서 집중력을 잃어버리면 겨우 내 준비했던 것들이 소용없게 되고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에게 훈련과 실전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영(왼쪽) 코치가 최항에게 타격을 지도하고 있다. /OSEN

이 코치는 지도자 경험은 적지만,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다. 당장의 결과보다 과정에 중점을 맞춘다. “지난해 호주 마무리캠프 때부터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습경기 때 안타를 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훈련 때 연습 했던 것을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느냐다. 안타를 못 치더라도 타석에서 각자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코치는 선수들이 자신만의 타격관을 정립하길 바랐다. “타격은 굉장히 예민한 것이다. 컨디션과 외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에게 맞는 스윙이 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결과가 안 좋거나 주위에서 여러 얘기를 하면 흔들리기 쉽다. 베테랑들처럼 자신 만의 타격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홈런 군단’ 부활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SK는 홈 구장이 작고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가 많아서 장타 위주의 스윙을 했는데 지난해엔 공인구 변화에 잘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멀리치기보단 정확하고 강하게 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히트 포인트를 앞에 두고 정확히 맞히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코치는 노수광(30), 한동민(31) 등 지난 시즌 부침을 겪었던 선수들의 부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안 좋았던 것들은 빨리 잊는 게 좋다. 좋았던 부분을 생각하면서 다시 좋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훈련해야 한다. (노)수광이는 훈련량이 많고 성실한 선수다. 어떻게 하면 출루율을 높일 수 있는지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한)동민이는 캠프 연습경기와 청백전 초반에 안 좋았는데 얼마 전부터 연습했던 것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캠프 때부터 느낀 게 많은 것 같다. 부활을 위해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인천=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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