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프로축구-아이스하키 리그 정상 진행
“일주일 두 번 보드카 마시고 사우나 해”
루카셴코 대통령 황당 발언도 눈총
지난달 27일 열린 벨라루스 프로축구 경기에서 관중이 마스크로 쓰지 않은 채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벨라루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스포츠 리그 중단을 선언한 유럽 국가들과 다른 노선을 펴 눈총을 사고 있다. 축구와 아이스하키 리그를 강행하며 코로나19 공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철면피 면모를 드러냈다. 벨라루스가 유럽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잉글랜드 매체 ‘BBC 스포츠’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 시각) 벨라루스의 스포츠 리그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주말까지 프로축구 리그인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에서 8경기가 펼쳐진다고 알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9일엔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FC 민스크와 디나모 민스크 사이 지역 더비 경기에 1750여 명이 모여 관람했다. 유럽을 덮친 코로나19 여파는 이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매체는 요나스 배어-호프만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사무총장과 인터뷰로 벨라루스의 리그 강행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간접적으로 알렸다. 배어-호프만 사무총장은 “솔직히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우린 다른 국가에서 한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도 왜 벨라루스에서만 기준이 달라지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서 “상식적으로 볼 때 그들이 다른 국가와 같은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고 우린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에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연합뉴스

벨라루스는 축구뿐만 아니라 지난달 말부터 아이스하키 리그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6) 벨라루스 대통령이 오히려 스포츠 리그 강행을 독려한다는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심지어 지난달 29일 잉글랜드 일간 신문 ‘타임스(The Times)’와 인터뷰에서 황당한 발언으로 논란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는 “전염병 바이러스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보드카를 마시고 사우나를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궤변은 벨라루스 스포츠 리그의 정상화로 이어졌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지난달 말 민스크에서 열린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경기에 직접 참가하는 이색 행보도 보였다.

지난달 30일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루카셴코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루카셴코 대통령. /연합뉴스

2일 기준 벨라루스 코로나19 확진자는 163명으로 사망자는 아직 없다. 피해가 큰 서유럽, 북유럽, 중부유럽 국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숫자다. 루카셴코 대통령 말처럼 보드카와 사우나가 방역에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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