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19 이후 겪는 상처에 ‘소셜로봇’ 중요성 커질듯
고양이를 닮은 로봇 '쁘띠 쿠보'. /유카이 엔지니어링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일명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겪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심리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반려로봇’이 곁에 있으면 어떨까. 영화에서나 등장할 것만 같은 로봇 친구와 이제 현실에서 가까이 소통할 수 있게 됐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반려로봇을 활용해 장애인 가정의 우울증 및 고립감을 해소시키는 창의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장애인 맞춤형 서비스가 담긴 반려로봇 ‘감동이’로 장애인 가정의 정서적 안정감을 상시 관리하고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감동이는 ▲치매 예방 목적의 퀴즈 ▲종교 생활 지원 ▲약 복용 및 병원 예약 알람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반려로봇 감동이의 효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강남대 특수교육과 교수진의 `감동이 사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울증 검사 결과가 사용 전 1.91에서 사용 후 1.71로 낮아졌다. 특히 ▲우울감 ▲식욕 없음 ▲일상 활동에 흥미 없음 등과 같은 항목에서 큰 향상을 보였다.

반려동물과 흡사한 로봇도 있다. 쓰다듬으면 꼬리를 흔들고 촉감이나 모양도 마치 고양이와 비슷하다. 이름을 부르면 반응도 한다.

이는 일본 유카이 엔지니어링이 지난 2018년 11월 발매한 고양이 로봇 ‘쿠보(Qoobo)’다. 쿠보는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로봇으로 인기를 얻어 1년 만에 1만500대 이상이 팔렸다.

유카이 엔지니어링의 한 개발자는 “피곤한 몸으로 집에 왔을 때 마음을 치유해줄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쿠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0'에서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Companion Robot) '볼리(Ballie)'를 선보였다. 볼리는 첨단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된 개인 맞춤형 케어를 강조한 반려로봇이다.

CES2020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이 '볼리'를 시연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공모양으로 생겨 이동이 자유로운 볼리는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니며,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는 시큐리티 기능, 기기와 연동한 홈 비서 기능 등을 갖췄다. AI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라 피트니스 트레이너, 뮤직플레이어, 말동무 등 기능을 무한 확장할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 부문장(사장)은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볼리는 인간 중심 혁신을 추구하는 삼성전자의 로봇 연구 방향을 잘 나타내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음성뿐 아니라 행동과 표정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AI 휴머노이드 로봇도 등장했다. AI 휴머노이드로봇 글로벌 기업인 '유비테크(UBTECH) 로보틱스'는 지난해 12월 반포 세빛섬에서 교감형 AI 로봇 '알파미니'를 출시했다. 알파미니는 네이버 AI 플랫폼인 '클로바(Clover)'가 탑재되 가정 내 전자기기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제어, 뉴스검색, 교통·지역·생활정보, 번역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한편 양광종 중국 자오퉁대 교수 등 로봇 분야 석학들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한 논평논문에서 “이번 코로나 팬데믹으로 격리된 사람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대화를 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소셜 로봇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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