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은강 씨 “부모님의 사랑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
“상담소에 방문하면 8~90%는 나아진다”

[한스경제=고예인, 박창욱 기자] “상담소 앞이 지옥으로 가는 문턱이라고 생각했어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깊이 빠져 1년간 ‘전도 특전대’로 활동했었던 김은강 씨. 집 보증금을 빼서 전도 활동을 하고 신천지를 위해 거짓말도 불사했던 그도 상담소를 방문한지 3일 만에 신천지의 모순을 깨달았다.

은강 씨가 방문했던 ‘이단 상담소’란 어떤 곳일까. 이단 상담소란 사이비 종교에 깊이 빠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문상담사가 가족 상담 및 교리 상담을 하는 곳이다. 그러니 신천지나 다른 사이비 종교 집단에는 눈엣가시 같은 곳일터다.

은강 씨는 “신천지는 상담소를 독사굴이라고 일컬으며 상담사는 뱀, 돼지, 개라고 한다. 상담을 받으면 영혼이 독에 취해 사망하게 되고 지옥을 가게 된다고 가르친다”며 “처음에 상담소에 가지 않으려고 건물에서 뛰어내리거나 차에 뛰어들고, 심지어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은강 씨는 “상담소 앞을 왔을 때 ‘지옥으로 가는 문턱에 왔구나’하고 생각했다”면서 “실제로 상담사님을 뵈었을 때 정말 ‘뱀, 개, 돼지’로 보였다”고 밝혔다.

과거 CBS 한 다큐멘터리에서 은강 씨는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절규하며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은강 씨는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을까.

은강 씨는 자신이 신천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가족들의 ‘사랑’이었다.

그는 “가족의 설득과 도움이 없었으면 지금도 신천지에서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관계와 신뢰가 회복됐다”며 자신을 믿어준 가족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두 번째는 상담소의 도움이었다. 은강 씨는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아보니, 3일 만에 신천지 교리가 잘못됐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강 씨는 “그간 내가 배운 신천지 교리는 다른 이단의 교리와 똑같았다(특별한 것이 없었다)”라며 “특히 14만4000명만 구원받는다는 가르침 등은 여호와의 증인에서 주장하는 그것과 완전히 같았다”고 고백했다.

신천지 교리가 완전히 잘못됐음을 알게 된 은강 씨는 오히려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 허탈했다고. 그러면서 신천지의 생활이 오히려 행복했었다고 믿고 다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은강 씨는 “완전히 속았다는 생각에 절망감이 들었다”면서 “이 교리를 믿었던 나에 대한 자존심을 버릴 수 없어 나중에는 신천지 생활이 더 행복했다는 합리화까지 하기도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단상담소에서는 교육원을 만들어 전문 상담사를 훈련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은강 씨는 전문 상담사가 되기 위해 교육원에 다니고 있다. 본인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마음에서 상담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은강 씨는 “신천지에 빠져 힘들었던 그때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들을 돕고 싶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은강 씨는 “많은 사람들이 정통교회에서 얻지 못한 것을 이단에서 배우려한다”면서 “한국 교회가 바른 교리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은강 씨는 “이단에 빠지는 것은 알콜 중독과 같은 것”이라면서 “이단에 빠진 사람들이 나중에 다시 사회로 나왔을때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심리치료와 회복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며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이들을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기획=고예인, 박창욱 기자/ 영상촬영=임민환, 박창욱 기자/ 영상 편집=임민환 기자]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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