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빙과시장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이와 함께 ‘혁신경영’을 주창해온 전창원 빙그래 대표이사의 행보도 주목된다.
5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의 보통주 100%인 100만주로 인수금액은 1400억원이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 사항이 정해지는 대로 결정될 예정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는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유명 브랜드를 빙그레의 유통망으로 다양한 시장에 알릴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누가바,바밤바 등 전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빙과 시장은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기존에 부동의 1위에 있던 롯데제과·롯데푸드에 도전장을 내밀 만큼 시장 점유율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와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29.01%) ▲빙그레(26.97%) ▲롯데푸드(15.83%) ▲해태제과(15.30%) 순이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약 44.84%를 차지해 롯데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빙그레도 세력 확장이 가능해졌다. 빙그레와 해태제과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42.27%다. 최근 빙그레가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적극적인 점을 감안하면 해태아이스크림의 인수로 충분히 양강 대결구도를 만들어볼 수 있다.
최근 빙그레는 신제품 ‘슈퍼콘’의 세 번째 모델로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을 발탁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모델인 손흥민과 함께한 ‘슈퍼콘 챌린지’도 EBS의 캐릭터 ‘펭수’가 참여해 화제가 되는 등 소비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추가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고 평가되는 국내 빙과시장이지만 빙그레는 여전히 적극적인 자세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국내 빙과 시장이 없어질 시장은 아니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창원 대표도 혁신경영을 다짐하며 끊임없는 도전을 당부했다.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성장과 정체의 분기점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신과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8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냉동사업부문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상하이와 브라질·미국 등 해외법인의 매출도 호조를 보였고,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가 안정화되면서 지난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빙그레의 경쟁력 강화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빙그레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빙그레의 인수 결정은 생산 및 유통 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며 “양사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롯데제과 롯데푸드와의 격차가 상당히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풍부한 현금성 자산 덕분에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 인수의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 이후 다방면에서 양사간 시너지 효과 창출 가능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호연 기자 hoyeon5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