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거래소, 코스피200 등 지수 내 시총 30% 상한제 폐지 결정
삼성전자 주가 상승(시총 확대)의 부담 사라지며 개인 투자자 수익 기대
증권가에도 삼성전자 투자 랩, 펀드 등 연달아 출시
3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00원(0.43%) 오른 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주식시장에서 일명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집중적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부담으로 작용하던 시가총액 비중 30% 제한이 사라지게 됐다. 최근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동학개미운동'의 성공을 기대케 하는 소식이다. 또한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에만 투자하거나 삼성전자를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 추가하는 금융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인덱스사업부는 코스피200 지수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과 관련해 '30% 상한제(CAP)'를 적용하지 않기로 2일 결정했다. 거래소는 오는 22일까지 코스피200 지수 및 KRX300 지수 산출과 관련해 시총 비중 상한제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개선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먼저 자체 개선안을 통해 시총 비중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국내용 지수와 상한제를 적용한 해외용 지수를 병행 산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내 자본시장의 펀드 운용 관련 규제 완화 등 환경 변화를 고려한 결정이다.

거래소가 이 같은 개선안을 내놓은데는 금융당국의 법령 개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코스피200 등 대표적인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동일 종목 편입 상한을 기존 30%에서 해당 종목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6월 시장에 도입된 시총 비중 30% 상한제는 특정 종목의 변동성이 시장 전체에 과도한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1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를 넘으면 그 비중을 강제로 낮추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와 인덱스펀드는 삼성전자의 보유 비중을 30%로 맞추기 위해, 30% 비중을 초과하는 물량을 강제로 팔아야만 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앞서 거래소는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내 시총 비중이 지속적으로 30%를 넘어섬에 따라 정기 변경이 아닌 수시 적용도 검토했으나, 증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거래소 역시 30% 상한제를 철회키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소의 (30% 상한제 관련) 개선안이 시행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종목은 삼성전자가 될 것"이라며 "오는 6월 정기변경까지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내 비중이 현재 수준인 32%로 유지될 경우 캡(상한제) 적용으로 인해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예상됐던 패시브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30% 상한제 폐지가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송 연구원은 "외국계 패시브 자금 중에서 한국 단일 지수보다 신흥시장 전체 지수를 추적하는 자금 규모가 월등히 크기 때문에 외국인의 수급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외국계 자금들은 자국 규정에 따라 이미 삼성전자 비중을 조절해 왔기 때문에 이번 거래소 지수의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속적인 매수세가 이어지자 증권가에서도 관련 상품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직 삼성전자 한 종목에만 투자하는 '한국투자 국민기업랩(삼성전자) Type A/ B'을 출시, 지난 2일부터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에 투자를 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으로, 고객이 지정한 목표수익률 달성 시 주식비중을 축소하는 목표 전환형 랩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투자상품본부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치며 대표적인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도 하락한 상태”라며 “스마트폰 수요 감소 등 단기적인 실적 우려도 있으나, 재택근무 등 온라인 영역 확대에 따른 사회변화를 고려했을 때 저가매수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지난 2일 삼성전자와 금융주에 분산 투자하는 ‘하나 고배당 금융테크랩’을 출시했다. 권창진 하나금융투자 랩운용실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밸류에이션과 배당의 매력이 높아진 삼성전자와 금융주를 토대로 성장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수세와 증권가의 삼성전자 투자 상품들이 늘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소폭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 달 23일 4만2500원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4만7000원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도 개인 투자자들은 290억원 가량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지난 2월 17일부터 단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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