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국내외 프로골프투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개점휴업’하면서 선수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5월 개막 예정이던 펠리컨 챔피언십과 퓨어실크 챔피언십, 숍라이트 클래식, 6월 마이어 클래식을 취소 또는 연기한다"고 3일(이하 한국 시각) 발표했다. 펠리컨 챔피언십은 11월 12일 개막으로 미뤄졌으며 숍라이트 클래식은 7월 31일 시작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퓨어실크 챔피언십은 대회가 아예 취소됐으며 마이어 클래식은 개최 시기를 조율 중이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6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은 12월 10일 개막으로 6개월 연기됐다.

2020시즌 LPGA는 개막 후 4개 대회를 마쳤으며 2월 중순 호주여자오픈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이번 발표로 투어는 6월 19일부터 열리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이 다음 일정이 됐다.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최근 미국 AP통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골프 선수를 시작한 지 17년 동안 가장 오래도록 대회에 나가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골프 연습은 매일 한다. 일주일 중 4일은 오전에 하루 2시간씩 체력훈련을 한다”고 근황을 전했다. 물론 그는 반려견 산책이나 낮잠과 같은 여유도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랭킹 3위 박성현(27)은 여전히 미국에 있다. 그는 AP통신에 "코스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한동안 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힘든 시기이지만 건강과 안정이 최우선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착실하게 훈련을 해나가면서 투어 재개를 대비하는 것뿐이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귀국한 세계랭킹 6위 김세영(27)은 본지와 통화에서 “예측할 수 없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샷을 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한다. 운동 선수는 몸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니 각별히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골프 투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오는 30일부터 나흘 동안 열릴 예정이던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과 5월 8∼10일 열려던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등 2개 대회를 코로나19 탓에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데뷔 첫 해인 지난 시즌 무려 3승을 수확한 임희정(20)은 최근 체력 훈련을 이어 나가는 한편 실전 감각 유지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남자골프 대회 GS칼텍스 매경오픈도 연기됐다. 30일부터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CC에서 열릴 예정이던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하반기에 개최하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올해 국내 남자프로골프 대회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개막전으로 계획됐던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부터 GS칼텍스 매경오픈, 5월 SK텔레콤오픈과 KB금융 리브챔피언십까지 모두 연기 또는 취소됐다. 현재 준비된 시즌 첫 대회는 6월 11일 개막하는 KPGA 선수권대회다.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연속 ‘KPGA 장타상’을 수상했던 김대현(32)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난달 12일 고향인 대구광역시에 1000만 원을 기부하며 귀감이 됐다. 시즌 개막을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는 “태어나고 자라왔던 대구시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다. 적은 금액이지만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언급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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