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프리미어리그 사실상 무기한 연기
토트넘 손흥민, 병역 해결 위해
20일 해병대 훈련소 입소 예정
손흥민(왼쪽)이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훈련소에 입소했다. /토트넘 홋스퍼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다음달 초 재개 방안이 물 건너갔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에 돌입하면서 지난달 28일 극비 귀국한 손흥민(28ㆍ토트넘 홋스퍼)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시기적절(時期適切)’하게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EPL은 4일(이하 한국 시각) 영연방 전역을 덮친 코로나19 피해로 지난달 20일 중단한 리그를 5월 초에 재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9-2020시즌은 안전이 보장된다는 판단이 설 때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EPL은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매우 힘든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고 있다. 모든 이해 관계자와 지속해서 재개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전체는 물론 정부, 공공기관 및 기타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리그 재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의료 지침이 허락할 때에만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EPL은 갑작스러운 리그 중단으로 티켓, 굿즈 판매, 경기장 부대시설 수입 등에서 1부보다 더 심각하게 재정적인 타격을 받는 2부, 3부리그 팀을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각각 2부, 3부에 해당하는 잉글리시 풋볼리그(EFL) 챔피언십, 내셔널리그에 1억2500만 파운드(약 1895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5일 기준 영연방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1903명, 사망자는 4313명이다. 유럽에선 스페인(12만6168ㆍ1만1947), 이탈리아(12만4632ㆍ1만5362), 독일(9만6092ㆍ1444), 프랑스(8만9953ㆍ7560) 다음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

EPL 재개 일정이 안갯속에 빠지면서 오른팔 부상 이후 회복한 손흥민은 국내에서 눈앞의 과제를 해결할 기회를 얻었다. 한국에서 수술을 마치고 지난달 초 잉글랜드로 돌아간 손흥민은 20여 일 만에 다시 한국땅을 밟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귀국에 관해 “개인적인 사유”라고 밝혔으나 훈련소 입소 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종목에 한국 만 23세 이하(U-23) 대표팀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병역 혜택이 걸린 금메달을 거머쥐어 예술ㆍ체육요원으로 편입됐다. 그 덕분에 기초군사훈련 뒤 34개월간 현역 선수로 활동하며 봉사활동 544시간을 이수하면 대체 복무를 마친다.

손흥민은 20일 제주도 해병대 9여단 훈련소에 입소해 3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해병대 훈련소는 훈련 강도가 높은 대신 4주인 육군과 비교해 기간이 1주일 더 짧다. 손흥민으로선 리그 재개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에 내린 탁월한 결정이다. 향후 잉글랜드에서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공백기에 병역 문제 해결 시발점인 기초군사훈련을 마칠 계획이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면 쉽사리 선택하지 못할 카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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