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흥련이 5일 팀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전력의 반’이라는 평가를 듣던 양의지(32ㆍNC 다이노스)가 떠났지만, 두산 베어스는 여전히 ‘포수 왕국’이다. 지난 시즌 양의지의 그늘에 가렸던 박세혁(30)이 ‘우승 포수’로 발돋움했고, 이흥련(31), 장승현(26) 등 남부럽지 않은 백업 포수진을 꾸렸다. 여기에 올해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정상호(38)와 고졸 유망주 장규빈(19)이 가세해 무게감이 한층 더해졌다.

두산의 안방마님 박세혁은 지난 시즌 10개 구단 포수 중 가장 많은 1071.2이닝을 소화했다. 리그에서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포수는 박세혁, 이재원(1041이닝), 최재훈(1022.2이닝) 등 셋뿐이다. 지난해 첫 풀타임을 소화한 박세혁은 시즌 후반 체력 저하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양적ㆍ질적으로 풍부한 두산 안방은 박세혁의 뒤를 받칠 ‘주전급 백업’을 찾아야 한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53) 감독과 조인성(45) 배터리코치는 포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며 무한 경쟁을 유도했다. 제2의 포수로 발탁될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는 이흥련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1군 백업으로 경험을 쌓은 그는 2017년에 이원석(34ㆍ삼성)의 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경찰청에서 병역을 마치고 2018년 팀에 합류해 그해 1군에서 7경기, 지난해 27경기에 나왔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감과 준수한 타격 능력이 강점이다. 

5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흥련은 “스프링캠프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운동량을 늘리면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사생활, 야구장 생활 등 모두 조심해야 해 어려움이 많다. 개막이 늦춰지고 있지만 페이스가 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두산 이흥련. /OSEN

어느덧 프로 8년 차다. 군대도 다녀왔고, 팀도 옮겼다. 팀 내 중간급 선수가 된 이흥련은 프로 초창기 때와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삼성 시절에는 1군에 어떻게든 붙어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느낀 건 생각이 많으면 야구가 더 안 된다는 것이다. 제 맘이 편해야 야구 할 때 위축되지 않을 수 있다. 맘을 편하게 먹겠다”고 강조했다.

이흥련의 목표는 간단하다. 야구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단 1초라도 허투로 보내지 않는 것,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쏟아 붇는 게 목표다.  “개막 엔트리에 들고, 1군에 많이 나서고 이런 목표가 아닌 훈련, 경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자는 마음”이라며 “물론 더 보여줘야 엔트리에 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런 걸 의식하면 조급해진다. 처음 목표대로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흥련은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조인성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수비가 많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코치는 “(이)흥련이가 안정감이 생겼다. 송구, 포구, 블로킹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칭찬했다. 이흥련은 “캠프에서 조인성 코치님과 하체, 풋워크를 중점적으로 훈련했다”며 “시합 때 어떤 결과를 낼지 모르겠지만, 웨이트 트레이닝, 하체운동을 많이하면서 지구력이 좋아졌다. 연습량 자체가 많아서 불안감이 덜하다.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고 활약을 예고했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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