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제축구연맹, 실무그룹 회의에서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규정 유지 합의
만 24세 이하 본선 출전 가능성 커
올 1월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한국 U-23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2020 도쿄올림픽 개최가 1년 연기되면서 화두로 떠오른 남자축구 종목 1997년생 출전 허용 방안이 마침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기존 올림픽 규정과 상관없이 이듬해 만 24세가 되는 1997년생 선수들도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이들이 주축으로 활약하며 도쿄행 본선 티켓을 거머쥔 한국 올림픽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4일(이하 한국 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대응하기 위해 꾸린 실무 그룹 첫 번째 회의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무총장, 각 대륙 연맹 관계자 등이 참여한 화상 실무 그룹 회의에서 논의한 사안은 남녀 A매치 일정과 FIFA 주관 대회 일정 변경에 관한 것 그리고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규정이다. 실무 그룹은 가장 이목이 쏠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출전 선수 규정과 관련해 “기존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최종 엔트리 선발 규정은 ‘1997년 1월 1일 이후 출생 선수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3명의 선수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남자축구 종목에 유일하게 만 23세 이하(U-23) 선수만 출전하도록 하는 ‘나이 제한’이 생겼다. 올림픽이 월드컵 인기를 위협한다고 판단한 FIFA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이 규정을 권고하면서 시작됐다. 나이 제한 없이 3명을 추가 선발하는 와일드카드(와일드카드ㆍwild card) 제도는 4년 뒤인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채택돼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IOC와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개막을 2021년 7월 23일로 연기한다고 최종 발표하면서 남자축구 규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선 출전권을 따낸 각국 올림픽대표팀이 올해 만 23세가 되는 U-23 선수들로만 스쿼드를 꾸렸기 때문이다. 출전권을 따고도 1년 뒤 만 24세가 돼 대회 참가가 불가할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김학범호 주축은 1997년생 선수다. /AFC 트위터

지난달 28일 IOC가 희망적인 메시지를 띄웠다. IOC는 “이미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선수들이 자격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일본의 동의로 제32회 대회를 여전히 ‘2020 도쿄올림픽’으로 하는 데 따른 결과”라는 토마스 바흐(67) IOC 위원장의 입장을 전했다. 대회 명칭은 물론 규정과 출전권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일주일 만에 FIFA가 IOC와 궤를 같이하는 의견을 내보이면서 청사진이 펼쳐졌다. 마침내 1997년 1월 1일 이후 출생 선수들이 2021년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무대에 설 기회가 생겼다. FIFA가 실무 그룹 회의 결과를 최종 채택하고 IOC와 협의를 마치면 올림픽에 만 24세 이하(U-24)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본다.

김학범(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올해 1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땄다. 당시 대표팀 주전 선수 대부분이 1997년생이다. 이들의 출전을 보장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참가 자격에 관한 의견을 정리해 공식 서신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보냈다. 마침내 FIFA의 U-24 출전 허용 가능성 인정으로 김학범호가 한숨을 돌렸다. 사실상 선수단 구성을 유지한 채 전력도 다듬을 충분한 시간까지 얻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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