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러셀 마틴(오른쪽)이 코로나19로 플로리다에 고립된 류현진에게 거주할 주택을 제공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환상의 배터리 호흡을 자랑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러셀 마틴(37·L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위기에서 진한 우정을 뽐냈다. 마틴이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고립된 류현진에게 안식처를 제공했다. 
 
5일(한국 시각) 캐나다 매체 '패션MLB'는 류현진이 더니든 인근에 있는 마틴의 집에서 당분간 지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마틴이 코로나19로 발목이 잡힌 류현진 부부에게 자택에서 함께 머물기를 제안했다고 알렸다. 류현진은 그동안 토론토 구단의 스프링캠프 폐쇄 조치로 갈 곳을 잃고 더니든에서 계속 머물렀다. 더욱이 류현진의 아내 배지현 씨는 현재 임신 중이다. 류현진은 배지현 씨의 임신 상황을 고려해 한국으로 향하는 장거리 비행보다는 더니든 현지에 잔류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런 사정을 안 마틴은 류현진에게 선뜻 자신의 집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류현진 부부는 수락했다. 
 
마틴은 지난해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배터리를 이룬 '환상의 짝궁'이다. 류현진은 베테랑 포수 마틴과 20경기 130.2이닝을 함께하며 평균자책점 1.52라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류현진이 평균자책점 1위(2.32)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메이저리그 타이틀 홀더가 된 데는 마틴의 조력이 크게 작용했다. 
 
마틴은 류현진이 올해 4년간 8000만 달러(980억 원)를 받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팀을 옮기자 토론토 후배 포수들에게 류현진의 정보를 알려주며 류현진의 적응을 돕기도 했다. 2006년 데뷔한 그는 2015년부터 4년간 토론토에서 뛰었고, 지난해 다저스 생활이 끝난 뒤 올 시즌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으나 아직까지 이적할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집을 빌려주는 일은 간혹 있었다.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주 데릭 지터는 최근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 계약하면서 거처가 필요한 미국프로풋볼(NFL) 최고 쿼터백 톰 브래디에게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에 있는 맨션을 빌려주기도 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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