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구단이 정부 보조금으로 해고 직원 급여를 충당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정부의 보조금으로 직원 월급을 충당하려 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 리버풀이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리버풀은 4일(이하 한국 시각) 구단 홈페이지에 일부 직원의 해고 소식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EPL 중단 때문에 내린 조치"라고 해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고 기간 급여는 100% 지급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해고 기간 지급될 급여를 누가 주도적으로 부담하느냐다. 리버풀 구단이 부담하는 액수는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잉글랜드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들끓었다. 매년 수천억 원의 수익을 내는 인기구단이 돈을 아끼려고 정부 정책을 이용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리버풀 구단이 2월 밝힌 매출액은 5억3300만 파운드(약 8100억 원)다. 
 
선수 경력 17년을 모두 리버풀에서 뛴 '원 클럽 맨' 제이미 캐러거는 5일 트위터에 "그동안 위르겐 클롭과 리버풀 선수들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존경과 호의를 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구단이 모든 것을 망쳤다. 불쌍한 리버풀"이라며 구단의 '꼼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잉글랜드 매체들 역시 입을 모아 "일시 해고 조치는 중소구단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심을 잃어가는 리버풀은 또 다른 위기에도 처해 있다. 리그 우승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사태 직전까지 리버풀은 올 시즌 27승 1무 1패 승점 82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리그 우승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리그가 멈춰서면서 우승을 확정 짓지 못했다. 리그 재개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3일 EPL 사무국은 홈페이지dp "중단된 리그 재개 시점을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5월 초 재개 계획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리그 중단을 선언했던 EPL 사무국은 그간 두 차례에 걸쳐 재개 시점을 미뤘다. 세 번째 논의에서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다.
 
EPL이 재개 시점을 찾지 못하고 고민이 깊어질수록 리버풀의 우승 역시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5월 중순, 6월 초나 중순 또는 6월 말 리그를 재개하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하지만 아무것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유럽 각국 리그의 올 시즌은 사라질 것"이라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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