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호령. /KIA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돌아온 ‘예비역 병장’ 김호령(28), 이정훈(26), 김규성(23ㆍ이상 KIA 타이거즈)이 맷 윌리엄스(55) 감독의 ‘황태자’ 자리를 넘본다. 윌리엄스 신임 감독이 이끄는 ‘올 뉴 KIA 타이거즈’에 김호령, 이정훈, 김규성이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2015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김호령은 그 해 1군에서 103경기, 2016시즌 124경기, 2017시즌 98경기에 출장했다. 타격 실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KBO리그 최고 수준의 외야 수비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찰야구단에서 군생활을 한 뒤 지난해 8월 전역했으나 허리, 손가락 부상 등으로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도 떠나지 못하고 전남 함평 2군 구장에서 지루한 재활을 이어갔다. 지난달 17일 본진이 귀국한 뒤 국내 팀 훈련에 합류한 그는 홍백전 때 공격과 수비에서 활약하며 윌리엄스 감독의 눈에 들었다. 지난달 20일 첫 홍백전에서 홈런과 2루타로 장타력을 뽐냈고, 23일에는 다이빙 캐치로 녹슬지 않은 수비력을 과시했다. 2일 다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홍백전 5경기 타율은 0.400(10타수 4안타)에 달한다.

김호령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윌리엄스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주전 중견수 자리를 놓고 김호령, 최원준(23), 이창진(29) 등 주전급 3명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김호령은 군 입대 전 약점으로 지적 받은 타격을 보완해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다.

KIA 이정훈(왼쪽). /KIA 제공

젊은 공격형 포수인 이정훈은 주전 안방마님을 노리고 있다. 휘문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10라운드 전체 94순위로 입단한 그는 그 해 제3의 포수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해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2017시즌이 끝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군 생활 동안 꾸준히 포수 마스크를 쓰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전역 후 시즌 후반 1군 호출을 받고 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6 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캠프 연습경기와 홍백전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다. 홍백전 타율은 0.154(13타수 2안타에)에 그치고 있으나, 지난달 31일 홍백전에서 홍건희(28)를 상대로 우월 2점 홈런을 작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훈은 한승택(26), 김민식, 백용환(이상 31)과 주전 포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포수 경력이 짧은 탓에 수비 기본기는 부족하지만, 타격 잠재력은 여느 유망주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스로 “타격은 여느 포수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 있다”고 말한다. 윌리엄스 감독이 공격력이 갖춘 포수를 원하는 점은 이정훈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역시절 공수겸장 포수로 이름을 날린 진갑용(46)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그는 개막 엔트리 진입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의 내야 유망주 김규성. /KIA 제공

김규성은 KIA 내야진의 새로운 동력이다. 2016년 2차 7라운드 63순위로 입단한 그는 중고 신인이다. 프로에 입단할 때 유망주로 주목 받았지만, 지난해까지 줄곧 2군에만 머물렀다. 

김규성은 현역으로 병역을 해결했다. 강원도 고성의 22사단 포병부대에서 복무했다. 입대 전 마른 체형이었으나 전역 후 10kg을 불리며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지난해 7월 전역한 뒤 팀에 합류했고,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돼 내야 백업 자원으로 테스트를 받았다. 캠프 연습경기 17경기에 출전, 타율 0.269(26타수 7안타) 10볼넷 8삼진 출루율 0.472, 장타율 0.346을 기록했다. 국내 홍백전에도 꾸준히 테이블세터로 나서며 타율 0.500(14타수 7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3일 홍백전서 9회 팀 마무리 문경찬(28)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대포를 쏘아 올리며 코칭스태프를 놀라게 했다.

김규성의 강점은 빠른 발과 건실한 수비, 정확한 타격이다. 스프링캠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며 윌리엄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KIA에서는 지난 시즌 백업요원이었던 박찬호(25)가 잠재력을 만개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김규성도 잠재력만큼은 박찬호 못지않다는 평을 얻으며 기대를 모은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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