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확대됐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2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전년 대비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은 대중국 수출 등에 부분적으로만 반영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4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38억5000만달러 대비 25억6000만달러 증가한 수치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진 이유는 반도체 경기 호전과 설 연휴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로 상품수지 흑자 폭이 늘어나서다. 또 해외여행 감소로 서비스수지가 개선되고 배당수입 증가로 본원소득수지도 나아진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경상수지 구성요소 중 하나로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받은 급료, 임금 및 투자소득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받은 급료, 임금 및 투자소득의 차액을 뜻한다.  

상품수지 흑자는 6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54억2000만달러 대비 11억6000만달러 확대됐다. 수출은 418억2000만달러, 수입은 352억4000만달러로 각각 4.0%, 1.3% 늘어 수출 증가 폭이 더 컸다. 

또 지난해와 달리 설 연휴가 없어 조업일수가 3.5일 늘었고 반도체 수출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3% 많아졌다. 정보통신기기 수출물량도 27.9% 증가했다. 

다만 통관기준으로 본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하며 코로나19 영향이 드러났다. 중국은 지난 1월 하순부터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해 춘제 연휴 기간을 연장하면서 ‘셧다운’에 들어갔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중국 쪽으로는 수출이 많이 줄었으나 미국, 동남아 지역으로는 증가했다”며 “조업일수 증가도 상품수지 흑자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14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9000만달러 줄었다. 여행수지는 5억7000만달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객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2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출국자 수는 105만명으로 전년 동기 262만명에서 60.0% 급감했다. 한국으로 들어온 입국자 수는 69만명으로 전년 동기 120만명에서 43.0% 줄었다. 

문 부장은 “서비스수지의 경우 출국자와 입국자가 모두 급감하는 등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다만 출국자 수가 더 많이 줄어 여행수지 자체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2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로부터의 배당수입이 증가하면서 1년 전 4억50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7억9000만달러 확대됐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55억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0억7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8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28억7000만달러 늘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신흥국 투자심리 위축에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억7000만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파생금융상품은 9억3000만달러 확대됐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억달러 줄었다.

2월 기준 경상흑자가 커졌지만 이번 달 국내 기업들이 외국인 배당금을 대거 지급할 경우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문 부장은 “이번 달에는 배당 지급이 많이 발생하나 현재 객관적인 수치가 없어 단정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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