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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경기불황이 지속 되고 있는 가운데 하루 6000명 넘는 근로자가 실직하고 있다. 매일 아모레퍼시픽(임직원 6002명), SK텔레콤(임직원 5377명) 한 곳만큼 텅 비는 셈이다. 역대 최악의 실직 규모다. 그런데도 아직 최악이 아니다. 4~5월쯤 실직 사태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실직해서 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을 잠정 집계한 결과 19만100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고용센터 등을 모니터링해 잠정 집계한 추정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6000여 명 늘어난 수치다. 무려 53% 증가했다. 200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증가 인원이나 증가율 모두 역대 최고치다. 이전에는 최저임금이 16.4%나 급등해 고용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던 2018년 1월 전년 동기보다 3만7000명 증가한 게 최고치였다. 이때보다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실직자가 불어났다.

더욱이 3월 들어 실업급여 신청 추세가 매주 기록을 경신하며 대규모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실업대란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지난달 들어 16일까지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는 8만68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폭증했다. 3월 셋째 주(16~22일)에도 한 주 동안 4만7547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3월 마지막 주(23~29일)에는 3만8919명이었다. 3월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 동안에만 1만8789명의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가 몰렸다. 3월 한 달 동안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의 규모가 특정 기간(주)에 일시적으로 몰리는 게 아니라 꾸준히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이는 셈이다.

하루 평균 6100여 명이 실직하고 있다. 이런 수치는 임직원이 6000명 안팎인 아모레퍼시픽, SK텔레콤, LH(6477명) 가운데 한 곳이 매일 텅 비는 셈이다. 한국가스공사(4213명)나 KT&G(4075명) 임직원보다 많은 근로자가 하루 만에 직장을 잃는다. 금융권이 지난 3년 동안 감원한 은행원(6000명)보다 많다.

매일 전국 고용노동센터에 집계되는 속보치를 추출해 집계한 잠정 추정치로 최종 집계과정에서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직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은 분명하다"는 게 고용부 관계자의 진단이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일까지 총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는 45만5800여 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9% 늘었다. 관광업이 주된 사업인 제주가 50.8% 증가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런데도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실업급여 통계는 경기 후행 지수다. 이를 감안하면 4~5월, 특히 5월이 두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4월에 들어서자마자 폭증세는 더 심해지는 모양새다. 4월 2일 하루에만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가 7942명에 달했다. 3월 하루 평균보다도 30%나 불어났다.

고용부가 '이제 시작'이라고 진단하는 이유는 아직까지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실직 대열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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