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왼쪽)과 이재영 쌍둥이 자매가 FA 자격을 얻는다.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배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선)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19-2020시즌을 조기 종료한 프로배구는 10일 남녀부 FA 대상 선수 공시를 시작으로 시장 문을 연다. 이번 여자부 FA 시장은 ‘태풍의 눈’이다. 국가대표 선수 다수가 자유의 몸이 됐기 때문이다. ‘핑크 폭격기’ 이재영(흥국생명)을 비롯해 이다영(이상 24ㆍ현대건설), 김희진(29ㆍIBK기업은행), 박정아(27ㆍ한국도로공사) 등 리그 대표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구단 간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예전부터 한 팀에서 뛰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온 국가대표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을 동시에 품는 구단이 나올지 관심을 끈다.

관건은 샐러리캡이다. 여자부 현행 샐러리캡은 14억 원이다. 6개 구단은 샐러리캡을 최소 20억 원까지 늘리자고 의견을 모은 상태다. 하지만 일부 세부 사항에 대해 흥국생명과 나머지 구단들이 이견을 보인다. 쟁점은 셀러리캡의 투명화와 최소 2~3년 안에 30억 원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흥국생명은 2020-2021시즌 20억 원, 2021-2022시즌 25억 원, 2022-2023시즌 30억 원까지 단계적으로 셀러리캡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남자구단들은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이번 시즌 26억 원이던 남자부 샐러리캡을 2020-2021시즌 31억 원, 2021-2022시즌 36억 원으로 2년 동안 10억 원을 늘리기로 했다. 흥국생명은 여자부도 남자부처럼 2020-2021시즌 바로 적용이 아닌 유예기간을 둬 점진적으로 팀 총 연봉상한선을 늘리자고 하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여자배구가 발전하려면 남자배구처럼 장기 플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구단의 생각이다. 다른 의도는 없다. 리그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구단들은 연봉계약을 투명화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여자프로배구 현행 샐러리캡은 14억 원이지만, 현실적인 선수단 연봉 총액과 차이가 있다. 샐러리캡에는 기본 연봉만 포함된다. 각 팀의 간판 선수들은 연봉 외에 상당액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고 있다. 여자배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수단 연봉도 함께 뛰어올랐다. 적자 폭이 커진 구단들은 샐러리캡 안에 인센티브 등을 모두 포함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연봉을 투명하게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당장 모든 금액을 샐러리캡 안에 넣는 것은 무리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샐러리캡 문제를 논의한다. 이날 이사회에선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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