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류경수가 개성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종영한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단밤에서 일하는 최승권으로 분해 섬세한 연기력까지 선보였다. 류경수는 드라마 속 최승권에 대해 "빈틈이 많은 인물이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웃음을 보여주는 순수한 면도 지니고 있다"며 "최승권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정도 많이 생겨 빠져나오는데도 오래 걸릴 것 같다.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은 없고 그때의 좋은 기억을 계속 생각하면서 두려고 한다"고 애착을 드러냈다.

-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어떤가. 아쉬울 것 같은데.

"과분한 사랑 받았는데 감사하다는 말 하고 싶다. 또 좋은 에너지 받고 좋은 경험 했으니까 이 에너지 갖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 예상했나.

"아니다. 예상했다기보다 웹툰이 화제 됐었으니까 많은 분이 드라마에도 관심이 많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래서 어깨도 무거워지긴 했는데 그래도 재미있게 잘 만들어서 보여드리면 좋게 봐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 밖에서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것 같다.

"아직 밖에 자주 못 나가서 피부에 와 닿는다고 말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은데 가끔 밖에서 밥 먹거나 할 때 알아봐 주는 분들이 있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 웹툰이 원작인데 연기 준비할 때 참고는 많이 했나.

"참고를 했다기보다는 원작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 작가님이 원작에 갇히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주기도 해서 더 편하게 여러 가지 상상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 류경수가 바라보는 최승권은 어땠나.

"연기적으로는 여러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장 큰 건 최승권이 단밤에서 일할 때의 모습이다. 어둠의 세계에 있을 때의 삶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포차에 들어간다. 어떻게 보면 힘든 일 일수도 있는데 거기서 하는 일들이 행복하고 신기하고 재밌으니까. 어떻게 보면 단순하지만 순수한 인물이기도 한 것 같다"

- 최승권은 박새로이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인물이었다. 실제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나.

"최승권의 성격이나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성향이나 생각이 다르니까 낯설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최승권의 성격은 그런 게 가능하다. 교도소에서 박새로이가 최승권한테 한 말이 그야말로 한 방 먹인 듯한 충격이었을거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말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강한 인상을 받았는데 후에 만난 박새로이가 결국 말한 것 그대로 지켜냈으니까. 그런 모습들이 최승권에게 박새로이를 큰 존재로 만들었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 실제 류경수에게도 박새로이 같은 사람이 있나.

"어떤 한 사람이라기보다는 많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이다. 주변 동료들도 그렇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버틸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 마현이와의 러브라인도 돋보였다. 열린 결말로 끝났는데 아쉽지는 않았나.

"계속 그렇게 동료애 아닌 동료애로 둘이 오래 가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한다. 어떤 게 정답이라고 결말을 내지 않고 끝냈는데 보는 분들이 느끼는 대로 상상하면 좋을 것 같다"

- 클럽신이 화제 되기도 했다. 찍을 때 어땠나.

"그 신을 이른 아침에 찍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쑥스러웠는데 계속 그러다 보면 좋은 장면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캐릭터에 집중하려고 했다. 웃긴 춤 같은 것 보다 정서적인 릴랙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최승권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했다. 첫 클럽이지만 만남이 성공할 것 같다는 기대, 이런 춤이 멋있어 보일 것 같다는 상상을 하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 차근차근 필모를 쌓아가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꿈이 배우였나.

"어릴 때 어머니 따라서 극장이나 공연 같은 것들을 자주 봤었다.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배우들의 모습이 커 보였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 실제로 해보니 어떤가.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특별하거나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성실하게 살고 있듯 배우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직업 중 하나다. 그런데 어떤 연기를 한다는 게 새로운 환경에 자주 놓이고 새로운 인물을 맡아서 그 역할에 가까워지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들에서 매력적인 것 같다. 그런 과정들이 정말 재미있고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다"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사실 아직 많은 캐릭터를 해본 건 아니라 하나를 꼽아서 이야기할 수는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묵묵하게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긴 하다.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특정 직업이라기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다. 좀 포괄적이지만 아직은 여러 가지로 폭넓게 생각하고 있다"

- 그럼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가 있나.

"어떤 수식어보다는 그런 수식어가 없는 배우가 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 계속해서 70~80대까지 꾸준하게 연기를 하고 싶다. 그렇게 한 분야에서 장인처럼 꾸준히 해 온 배우로 보일 수 있다면 영광이라 생각한다"

사진=화이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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