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종합운동장 단점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가변석
2008년 부산 아이파크가 최조로 도입
이후 K리그 팀들에 유행처럼 번진 시스템
성남FC 홈구장 성남종합운동장에 설치된 가변석.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축구전용구장은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의 인기와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관중석과 그라운드 사이 거리가 가까워 축구 관람 문화 조성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모든 구단이 전용구장을 보유하지 않는다. 일부 팀은 각 지역에서 종합체육대회를 치르기 위해 건립한 종합운동장을 안방으로 쓴다. 종합운동장은 전용구장이 아닌 만큼 치명적인 단점을 노출한다. 그라운드 바깥으로 붉은 육상 트랙이 깔려 있어 관중 시야를 방해하고 특유의 방대한 너비 때문에 응원 소리가 분산된다. 팬들에겐 애물단지와 같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리그 팀들이 고안해낸 게 ‘가변석’이다. 필요에 따라 설치와 해체가 가능해 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팀들에겐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K리그에 가변석 역사가 시작된 건 2008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부산 아이파크는 홈구장 부산아시아드경기장 내 육상 트랙이 경기 관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K리그 최초로 가변석을 도입했다. 그라운드와 관중 사이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경기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부산은 2017년 구덕운동장으로 홈구장을 옮기기 전까지 가변석을 운영해 종합운동장을 쓰는 다른 구단에 본보기가 됐다. 이후 가변석 시스템은 K리그에 점차 확대돼 자리를 잡았다.

춘천송암스포츠타운 가변석. /한국프로축구연맹

올해 강릉종합운동장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을 홈구장으로 쓰는 K리그1 강원FC도 가변석 설치로 재미를 봤다. 2018년부터 트랙이 깔린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N석에 약 1500석 규모 가변석을 설치해 운영했다. 지난해엔 E석에도 같은 규모 가변석을 더했다. 아울러 전용 출입구도 마련해 관중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관중이 가까이 모여들자 성적도 수식 상승했다. 강원은 지난해 K리그1 스플릿 라운드에서 파이널 A 진출에 성공해 최종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K리그1 성남FC도 2015시즌 10월부터 탄천종합운동장에 총 720석 규모 가변석을 도입했다. 팀 상징인 검정색, 흰색 의자를 배치하고 바닥에 인조잔디를 깔았다. 최상단엔 탄천종합운동장 트레이드마크가 된 대형 까치 모형을 달았다. 놀라운 건 성남이 가변석 설치 전부터 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성남은 9위로 1부리그에 잔류하며 팬심과 성적을 모두 잡았다.

K리그2 수원FC도 가변석 후발주자다. 2016시즌을 앞두고 1부리그로 승격하자 수원종합운동장 N석에 가변석을 설치했다. 이 외에 수원FC는 종합운동장을 다양하게 활용해 주목받는다. 2017년부터 여름에만 홈경기 당일 물놀이 공간 ‘워터캐슬’을 운영해왔다. 올해는 전동차, 체험존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K리그2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FC안양도 가변석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안양종합운동장 원정석을 제외한 그라운드 세 면을 둘러싸는 가변석을 설치해 폭발적인 관중 증대를 이끌어냈다. 2019시즌 K리그2 10개 구단 중 관중 수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무려 259.6% 증가한 수치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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