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한국스포츠경제=김도균 칼럼니스트] 21세기 들어 세상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전쟁도 아니고 IT 산업도 아니다. 바로 코로나바이러스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를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했다. 변화가 아니라 탈바꿈이라 할 정도로 삶의 추세를 바꾸고 산업계를 변화시키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포츠 산업 전반에도 일회성 변화가 아니라 거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단체 스포츠 활동 중단, 실내 스포츠 시설 운영 중단, 올림픽을 비롯한 스포츠 이벤트의 연기 및 중단 등 스포츠 산업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처럼 몇 년도 아닌 몇 주 만에 코로나가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스포츠 산업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첫째, 외출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하는 홈트레이닝(홈트-집에서 하는 운동)이 증가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여가를 보내는 방법도 외부 활동보다는 내부 활동이 늘어났다. 그동안 점진적으로 변하던 홈트의 패러다임이 급진적으로 변화되었다. 코로나를 피하려고 '집콕'을 하면서 TV를 보고 운동을 못 하고 과식을 하다 보니 “확찐자(비만자)”가 늘어나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둘째, 피트니스 관련 제품의 판매 증가가 뚜렷하다. 집에서 TV나 인터넷을 많이 하다 보니 홈쇼핑이나 인터넷 구매를 하는 확산자(확 사서 구매하는사람)가 늘어났다. 패션 시장에서도 홈트에 필요한 스포츠 의류 판매가 증가하고 그중에서도 간편한 운동을 위한 레깅스 판매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트레이닝복 세트와 언더웨어, 티셔츠 등이 지난해보다 더 많이 팔렸다. 건강을 위한 비타민이나 보충제 판매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이상 신장했다.

셋째, 재택근무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증가하면서 개인 여가가 늘어났다. 혼자 있는 시간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산책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넷째, 디지털 스포츠 활동의 증가다. 이제 모든 것은 스마트 폰으로 통한다. 밖으로 나가서 운동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모든 운동이 스마트 폰을 통해서 편하게 이루어진다. 개인 트레이너와 직접 만나지 않아도 문자나 메신저 영상을 보고 운동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나 스포츠 센터 등은 On –line, 유튜브 개설해 디지털 스포츠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다섯째, 야외 개인 레저 스포츠 활동의 증가다. 사람들을 피해 새벽이나 늦은 밤에 산책을 하거나, 등산, 트레킹, 걷기, 골프, 골프 등 개인 야외 활동이 잦아졌다.

서울 잠실 석촌호수 부근에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

여섯째, 미니멀 스포츠 활성화다. 소그룹 미니 종목들인 3 대 3 농구나 풋살 등의 스포츠 경기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 공간, 인원, 규칙을 축소한 미니멀 종목들이 청소년과 유소년들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일곱째, 상대와 가까이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 스포츠 활동이 늘어 날 것이다. 프로 야구는 관중이 없이 리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VR을 통한 스포츠 체험이나 e-스포츠 게임의 매출이나 활동이 늘어났다. 배구나 배드민턴 등 네트를 두고 하는 스포츠 활동들이 많아질 것이다.

여덟째, 디지털 레슨을 받기 위한 스포츠 엥겔 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엥겔 지수란 가계 소비 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온라인 강의나 운동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생계비 가운데 스포츠 활동에 쓰기 위한(노트북, 태블릿 PC, 스마트 폰, 웹 카메라, 이어폰) 디지털 장비 구입에 들어가는 돈이 늘어 날 전망이다.

아홉째, 가상 현실 스포츠 게임이 활기를 띨 것이다. 취소된 대회가 가상 현실 경기로 열리고 가상 광고나 가상의 관중들도 나와 새로운 열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열째, 개인과 가족 단위의 활동들이 늘어 날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접촉은 위험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만든 新 스포츠 문화로 사람들은 깨끗한 환경과 건강한 사회에 대한 강한 욕망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외부 활동의 감소로 공기 오염, 매연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범죄율도 줄었다. 5G를 비롯한 각종 ICT와 스마트 기술의 발달로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스포츠 산업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 시대로 인해 거대한 변화 앞에 섰다. 과거와 크게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스포츠 산업도 시장 변화에 맞추어 자생력을 키우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를 의미한다. AC의 코로나에 대비하여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시설, 장비, 프로그램, 지도자 등을 준비하는 길만이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김도균 교수(전 스포츠 산업 협회장 / 경희대학교 체육 대학원)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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