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생활가전 호조 속 1분기 선방…2분기 펜데믹 여파는 우려
'LG전자 건강관리가전 스팀(Steam)' 광고영상 캡처화면. /LG전자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1분기 잠정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등의 생활가전과 프리미엄 TV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위기 속 제품력으로 ‘가전 명가’ 다운 선방이 돋보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매출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으로 집계됐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9006억원)보다 21.1% 상승하며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영업익 전망치(8474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전 분기(1018억원)보다도 증가해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분기 H&A 사업부 영업이익은 7340억원으로 전망돼 전년(7280억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 미세먼지 등으로 건강과 위생에 대한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관리가전 판매가 늘어난 것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달 말 보고서를 통해 "식기세척기와 공기청정기 등 위생가전 판매량 증가와 TV 사업 수익성 개선을 통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 스팀 가전인 트롬 스타일러가 올 들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LG 트롬 스타일러의 2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특히 대용량 제품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약 50% 증가하며 스팀 가전의 성장을 견인했다.

LG전자는 스타일러 외,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건강관리가전에 두루 적용하고 있는 ‘스팀(Steam)’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TV 광고를 선보이며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100도(℃)의 트루스팀은 다양한 생활가전에 적용돼 살균, 세척, 탈취, 주름완화 등의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봄철을 맞아 공기청정기도 주목 받았다. LG전자의 퓨리케어 360°공기청정기는 0.01마이크로미터 크기(㎛, 1마이크로미터는 100만 분의 1미터)의 극초미세먼지를 제거한다고 인정받았다.

또 LG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들을 위해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의 탈취와 털·먼지 제거 성능 등을 강화해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홈엔터테인먼트(HS) 사업본부는 올레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과 이익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프리미엄 올레드 TV와 나노셀 TV 등 보급형 제품들의 시장 선호도가 모두 높아졌기 때문이다.

1분기에는 중국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중국 TV 업체들이 부진해 상대적인 이익도 얻었다.

제품력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G전자 등 전자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주요 생산시설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중단 조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 북미, 유럽 최대 가전 판매점들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입장객을 제한하는 등 사실상 판매망이 마비된 상태다. LG전자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매출 비중이 각각 30%, 50%에 달한다.

다만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면 상반기에 위축했던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실적이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대신증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2분기와 연간 실적이 추가로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상반기에 위축했던 수요가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되고 각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3분기부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