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윌슨(오른쪽). /이정인 기자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햇빛을 보고 싶었다.” (타일러 윌슨)
“밖에 나온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로베르토 라모스) 

창살 없는 감옥에서 나와 팀 훈련에 합류한 LG 트윈스의 외국 선수 타일러 윌슨(31)과 로베르토 라모스(26)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입국한 윌슨과 23일 한국에 들어온 라모스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월 말에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에게 '2주간의 자가 격리'를 지시하면서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숙소에 격리돼 개인훈련을 했다. 윌슨과 라모스는 각각 6일과 7일 2주간 자가 격리가 끝나 문 밖으로 나왔다. 윌슨은 팀의 훈련 휴식일인 6일과 7일 잠실구장으로 출근해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라모스도 7일 잠실구장에 나와 개인훈련에 임했다. 이들은 8일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 팀 훈련을 소화했다. LG의 에이스인 윌슨은 밝은 표정으로 캐치볼, 롱토스, 수비훈련을 소화했다. 타자 라모스도 캐치볼, 수비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LG 라모스(오른쪽). /이정인 기자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윌슨은 “자유를 찾아 기쁘다. 밖에 나가고 싶었고, 햇빛을 보고 싶었다. 격리 생활이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에 온 덕에 코로나19 검사를 빨리 받았다. 2주 자가 격리도 당연한 일이다. 개인 한 명이 자유를 희생해서 많은 이들의 감염을 막는 건,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라모스는 “오랜만에 팀 훈련에 합류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격리 생활을 할 때는 활동이 제한적이었는데 필드에 나와서 동료들과 훈련하니 흥분되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격리 생활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윌슨과 라모스는 슬기롭게 격리생활을 극복했다. ‘독서광’인 윌슨은 미국서 가져온 책들을 완독하며 지루함을 달랬다. "성경을 가장 많이 읽었고, 자산관리, 세일즈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었다. 구단에서 운동 기구, 식품 등도 잘 지원해줘 큰 어려움 없이 2주를 보냈다"고 밝혔다.

LG 윌슨(왼쪽)과 라모스. /LG 제공

한국 무대 ‘초짜’인 라모스는 KBO 리그 공부에 매달렸다. “격리 생활 동안에도 야구와 관련된 일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전력분석팀에서 분석 자료를 많이 보내줘서 상대팀 투수들에 관해 공부했다”면서 “가장 인상적인 투수는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이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전체적으로 완벽한 선수였다”고 언급했다.

이제 두 선수의 목표는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윌슨은 개막전 선발이 유력하고, 라모스는 4번 타자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윌슨은  “현재 몸 상태는 좋다. 팔도 건강하다. 우리 팀에는 훌륭한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팀이 있다. 자가격리 기간에도 트레이닝팀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건네줬다. 앞으로 계획도 다 짜놓았다”며 “이 계획을 잘 수행한다면 순조롭게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개막전 등판은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개막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라모스도 “뛰지 않은 시간이 길다 보니까 컨디셔닝 파트와 스케쥴을 조율하고 있다. 빨리 LG 팬들을 만나고 싶다. 열렬한 LG 팬들이 구장을 가득 메웠으면 좋겠다. 무관중 경기를 하면 많이 아쉬울 것이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LG는 또 다른 외국 선수 케이시 켈리(31)가 9일 자가격리가 해제돼 훈련에 합류한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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