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동성 공급 방안 등 정책 효과 관망 의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로 동결했다.

9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6일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됨에 따라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0.50%p 전격 인하한 바 있다. 

이번 금통위의 결정을 두고 일각에선 지난달 금통위가 긴급히 금리를 인하했고 유동성 공급 방안을 내놓은 만큼 당분간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을 통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긴급 유동성 대책도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황이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89%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리를 이미 내린 터라 이달 초 금리를 또 내리거나 추가 유동성 대책을 내놓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금통위원 4명의 교체 전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 신인석, 이일형, 조동철 등 금통위원 4명은 이달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향후 한은이 신용확대 등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추가 조치를 내놓을지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한은의 긴급 유동성 대책에도 불구하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아서다. 

또 코로나19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속속 실물지표로 드러나면서 금융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금융 상황이 악화할 경우에는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성장세와 자금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하한 뒤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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