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KF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 축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파울루 벤투(51)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김학범(60)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 홍명보(51) 대한축구협회(KFA) 전무를 비롯해 협회 및 한국프로축구연맹 임직원들까지 급여 일부를 반납하며 위기에 놓인 한국 축구 구하기에 나섰다.

축구협회는 지도자 및 임직원들이 자진 반납한 급여 중 일부를 모아 축구인 5000여명을 위해 3억5000만 원의 '축구 상생 지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협회는 앞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수입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자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홍명보 전무를 비롯한 협회 임원들과 실장급 이상 직원들은 20%를 반납했고, 직원들도 자발적 동의 절차를 거쳐 10%를 냈다. 벤투 감독, 김학범 감독, 콜린 벨(59)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 각급 대표팀 지도자들과 연령별 지도자들도 자발적인 동의로 급여 10%를 반납했다. 협회 구성원들은 반납한 임금 중 일부를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축구인들을 돕는데 사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협회도 힘들지만, 축구계 전체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유소년부터 심판까지 축구계 전체가 생존해야 대표팀의 존재도 빛을 발할 수 있다"며 "어려운 시기이지만 함께하면 고통은 줄어들고 위기는 극복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미 각급 대표팀의 보금자리이자 본부기지와도 같은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공여한 바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또한 한국 축구 살리기에 동참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우선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임직원들이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 연맹은 "재정난 극복과 축구계 고통 분담의 일환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4월분 급여부터 임원은 월 20%, 직원은 월 10%씩 급여를 반납한다. 반납된 급여는 K리그 개막 이후 경기 개최, 리그 운영에 필요한 각종 경비의 정상적 집행을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 프로스포츠계에서 이미 선수단 연봉 감축을 비롯해 각 구단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각종 조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연맹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당초 2월 29일 예정됐던 K리그 개막을 무기한 연기했다. 연맹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리그 일정을 현행 38라운드(정규리그 33경기+파이널 라운드 5경기)에서 크게 축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 스플릿 라운드 없이 33라운드 ▲ 정규리그 22라운드에 스플릿 10라운드를 더한 32라운드 ▲ 정규리그 22라운드 이후 스플릿 5라운드를 치르는 27라운드 등 다양한 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리그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입장 수입, 스폰서 수입, 중계권료 등 구단 수입의 감소 역시 불가피하다. 구단들과 연맹의 재정 위기뿐 아니라 주변 산업의 침체로도 직결된다. 연맹이 K리그 전체 수입 감소분 예상치 측정과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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