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왼쪽)-이재영 쌍둥이 자매.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여자 프로배구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이 대폭 오른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9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남녀부 13개 구단 단장과 조원태(44) KOVO 총재가 모인 이사회를 열고 여자부 샐러리캡을 2019-2020시즌 14억 원에서 다음 시즌 23억 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샐러리캡이 다음 시즌에는 4억 원이 증액된 18억 원으로 상향됐고, 옵션캡 5억 원이 신설됐다. 

여자배구는 2019-2020시즌까지 연봉 샐러리캡만 규정돼 있었을 뿐 옵션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었다. 샐러리캡이 선수들의 실제 몸값을 반영하지 못해 유명무실화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KOVO와 여자부 6개 구단은 '여자부 샐러리캡 현실화와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샐러리캡 제도 개선을 논의했고, 샐러리캡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남자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제2차 이사회에서 향후 3시즌 동안 순차적으로 각각 31억 원, 36억 원, 41억5000만 원으로 샐러리캡을 증액하고 2022-2023시즌에는 샐러리캡의 40%인 16억6000만 원 규모의 옵션캡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KOVO는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시즌 종료 뒤에 전문가에게 선수의 원천징수 집행 여부를 검증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샐러리캡, 옵션캡 제도를 위반하면 징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자 선수 한 명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연봉 4억5000만 원(총연봉 25%), 옵션 2억5000만 원(총옵션캡 50%) 등 7억 원이 됐다. 개인 상금과 승리 수당은 별도다. 샐러리캡 인상과 옵션캡 신설은 당장 이번 FA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FA 시장엔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이상 24ㆍ현대건설) 쌍둥이 자매를 비롯해 김희진(29ㆍIBK기업은행), 박정아(27ㆍ도로공사)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나올 예정이다. 구단이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이 많아진 만큼 치열한 영입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배구팬들이 상상하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가 한 팀에서 뛰는 그림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KOVO는 10일 FA 대상 선수를 공시할 예정이다.

KOVO는 오는 5월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0 KOVO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개최 시기 및 진행방식 등에 대해 상황을 자세히 검토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연습경기 미 개최 시 참가 선수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방법 외 기량을 점검하는 방안에 대한 보완을 진행하기로 했다. 6월 안에 트라이아웃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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