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서 훈련하는 김광현, 묵묵히 기회 기다린다
세인트루이스서 훈련하는 김광현, 묵묵히 기회 기다린다
  • 이정인 기자
  • 승인 2020.04.09 17:00
  • 수정 2020-04-09 17:00
  • 댓글 0

김광현. /OSEN
김광현.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 무대에 진출한 김광현은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빅리그 시즌 개막 시기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2020시즌 전체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빅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던 김광현에겐 날벼락이나 다름 없는 소식이다. 시범경기에서 대단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기에 더욱 아쉽다. 김광현은 시범경기 4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 11탈삼진의 놀라운 호투를 펼쳤다. 피안타율도 0.172에 불과했다. 선발 후보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해 선발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미뤄지면서 좋은 흐름이 끊겼다. 또한, 팔꿈치 부상으로 빠져 있던 선발 후보 마일스 마이콜라스(32)가 회복 기간을 벌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김광현은 3월 중순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이 중단된 뒤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스프링캠프지에 남아 개인 훈련을 했다. 이달부터는 홈구장이 있는 세인트루이스로 거처를 옮겼다. 가족을 한국에 남겨 두고 홀로 미국으로 건너간 김광현은 타지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추신수(38 ㆍ텍사스 레인저스), 류현진(33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지내고 있고, 최지만(29ㆍ탬파베이 레이스)은 국내서 훈련하기 위해 귀국했다. 최근 김광현은 국내에서 뛸 때는 사용하지 않던 소셜 미디어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수없이 되뇌어도 위로가 되질 않는다. 어떠한 시련이 있어도 잘 참고 견뎌낼 줄 알았는데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미국에 남은 그는 홈 구장인 부시스타디움으로 출근해 개인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친분을 쌓은 베테랑 아담 웨인라이트(39)와 짝을 이뤄 캐치볼과 롱토스를 하는 등 주피터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광현 에이전시 측은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 듯 보이지만, 김광현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하다. 세인트루이스 지역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8일(이하 한국 시각) “세인트루이스의 풍부한 마운드 자원은 지구의 경쟁자보다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더블헤더가 잦아지면 마일스 미콜라스와 김광현 둘 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즌 단축으로 더블헤더가 늘어나면 선발 투수 6명이 필요해질 수 있어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국 스포츠매체 트레이드루머스는 지난달 31일 김광현을 올 시즌 내셔널리그 주목할 만한 신인 중 한 명으로 꼽으며 “오랫동안 KBO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 가능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48년간 세인트루이스를 담당한 릭 험멜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기자도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구위를 갖췄다. 선발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 바 있다.

송재우(56) 본지 메이저리그 논평위원은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만큼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이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며 “마이콜라스가 회복할 시간을 벌었지만, 반대로 다른 경쟁자 중에서 컨디션 관리에 실패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시즌이 축소돼 더블헤더가 많아지면 김광현이 선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짚었다.

김광현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멘탈을 강하게 키우는 기회로 삼고 노력하겠다. 앞으로 다가올 더 큰 행복과 행운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겠다"고 적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의미다. 김광현도 묵묵하게 다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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