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석유화학공단.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 하락과 석유제품 판매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국태 4대 정유업체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역대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의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2조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달 들어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 7개사의 평균(컨센서스)은 1조4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311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됐다. 1분기 매출액도 10조5000억원대로 작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GS칼텍스는 1분기 영업손실이 57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돼 지난해 1분기(3295억원 흑자)보다 이익 규모가 9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GS칼텍스는 비상장사로 별도 컨센서스는 없지만, 연결 대상인 지주사 GS의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예측됐다.

비상장사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컨센서스는 없지만, 1분기 영업적자가 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10일 자 현대중공업지주 보고서에서 연결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손실이 4782억원으로 추정했다.

정유사들에게 이런 최악의 실적이 예고되는 까닭은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사들이 보유한 원유와 석유제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재고 관련 손실에서 비롯한다.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65달러에서 1분기 말에는 23달러로 65% 급락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만 7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됐고, GS칼텍스의 재고 평가 손실도 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정제마진 악화도 영향을 미쳤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12월 배럴당 -0.1달러로 역마진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월 0.4달러, 2월 3.0달러, 3월 0.4달러 등에 그친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으로 업체들은 설비 가동률을 낮춰왔다.

거기다 석유제품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보준엽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