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럽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 리그 강행한 벨라루스
디나모 브레스트, 가상티켓 팔아 팬 얼굴 인쇄
마네킹에 붙여 홈관중처럼 보이게 해
수익금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기부
9일 컵대회 경기 당시 인터넷에서 가상티켓 팔아 팬들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마네킹에 붙여 관중으로 대체한 벨라루스 프로축구 팀 FC디나모 브레스트. /FC 디나모 브레스트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유럽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 리그를 진행하는 벨라루스 한 팀이 이색적인 이벤트를 펼쳐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팀은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1부) 소속 FC 디나모 브레스트로 9일(이하 한국 시각)로 예정된 FC 샤흐툐르 살리호르스크와 컵대회 홈경기에 앞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획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고지인 브레스트 서포터즈가 자가 격리를 시작하자 디나모 브레스트는 경기를 앞두고 온라인에 창구를 열어 가상 티켓을 판매했다. 아울러 수익금을 모두 코로나19 치료에 쓰는 데 기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랐다. 러시아, 잉글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등 전 세계 축구팬이 기꺼이 돈을 내고 가상 티켓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디나모 브레스트는 가상 티켓을 산 팬들의 사진을 받아 인쇄한 뒤 유니폼을 입힌 마네킹 머리 부분에 붙였다. 그다음 관중석에 앉혀 서포터즈가 자리한 것처럼 꾸몄다.

9일 컵대회 경기 당시 인터넷에서 가상티켓 팔아 팬들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마네킹에 붙여 관중으로 대체한 벨라루스 프로축구 팀 FC디나모 브레스트. /FC 디나모 브레스트 트위터

티켓 수익을 기부하고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즐거움까지 선물한 디나모 브레스트의 기획은 샤흐툐르 살리호르스크에 2-0으로 승리하면서 대성공으로 마무리됐다. 디나모 브레스트는 13일 홈구장 GOSK 브레스키에서 열리는 FC 이슬로크와 경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온라인 창구를 열어 티켓 판매를 완료했다.

한편 벨라루스는 “전염병 바이러스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보드카를 마시고 사우나를 하면 된다”고 주장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6) 대통령과 팬데믹 공포 속에서도 프로축구 리그를 강행한 것 때문에 유럽의 천덕꾸러기라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나모 브레스트가 뽐낸 재미난 상상력은 벨라루스를 향한 세계인의 비판을 누그러뜨리게 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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