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부 체질개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 업무시스템 고도화도 추진
/쌍용차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에게 400억원을 긴급 수혈 받으며 한숨 돌리는 분위기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엔 물음표가 따라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자동차업계가 얼어붙었고, 오는 7월엔 산업은행 차입금 9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에 쌍용차는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경영쇄신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계획으로 시장의 불안함을 불식시킨다는 설명이다. 

13일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 1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마힌드라의 400억원 신규자금 조달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당초 마힌드라그룹은 2022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쌍용차를 흑자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금은 마힌드라그룹이 2300억원을 내고, 쌍용차가 1000억원, 정부 및 산업은행이 나머지 17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타격을 받자 마힌드라는 지난 3일 이사회에서 당초 쌍용차에 지원하기로 한 2300억원 규모의 신규자본 투입 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향후 3개월 동안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원은 당장 올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올해 사업 운영에 필요한 400억원에 대한 지원이 최종 결정됨에 따라 유동성 확보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규자금의 조달 방안은 긴급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대여금으로 처리하고 한국과 인도의 법과 규정이 허용하는 바에 따라 조속히 자본금으로 한다는 게 쌍용차의 복안이다.

다만 업계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분명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코로나19로 국내 완성차업계가 침체됐고 가장 큰 과제인 유동성 확보도 12분기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 속에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2016년 티볼리의 인기에 반짝 흑자를 낸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13만5235대를 판매했고 이 기간 매출은 3조6239억원, 영업손실은 2819억원, 당기순손실은 3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반등을 기대했지만 연초부터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총 9345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2% 쪼그라든 수치다.

이에 쌍용차는 이달 초 오랜 효자 스포츠유틸리티(SUV) 티볼리와 코란도의 업그레이드 버전 ‘리스펙(RE:SPEC) 코란도와 티볼리’를 출격시켜 경영정상화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경쟁력은 가성비와 첨단기술로 요약된다.

쌍용차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인포콘 신규 적용 ▲고급편의사양 및 첨단안전사양 등을 기본 탑재해 동급 최고의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쌍용차에게는 명예회복을 기대해 볼 만한 모델이지만, 현대·기아차 등 경쟁업체들이 줄줄이 신차를 내놓고 있어 판매량 확보는 쉽지 않은 숙제다.

더불어 쌍용차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2540억원에 이르고, 이 중 900억원은 오는 7월에 만기가 돌아온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쌍용차는 유동성 확보와 경영쇄신 방안 추진으로 흔들림 없이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지난 7일 비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부산물류센터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약 200억원이며 이달 안에 대금이 들어와 유동성이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현금확보 방안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예병태 대표이사 사장은 "정부와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한다"며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를 내비쳤다. 예 사장은 지난 6일 평택 공장 직원들에게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보내 “2009년 법정관리 이후 최악의 비상시국에 직면해 있다”며 "회사는 노동조합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 요청을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기에 쌍용차는 내부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서며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상품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까지 회사의 전 부문에 걸쳐 업무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올해 중점 개선과제인 ▲조직간 협업 강화 ▲일하는 방법의 변화 모색을 통해 제품 안전 체계를 확립하고 품질 마인드 재무장, 제조물 결함 예방활동을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경영정상화와 기업의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한 선제적 자구노력들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시장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통한 판매 확대 및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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