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리즈1. 수도권 신공항 어디에 어떻게 지을 것인가

[한스경제=최정용 기자]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가 다시 수원과 화성 등 수도권의 큰 화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수도권 공항에 대한 논의는 오래됐지만 이전을 앞두고 수원시와 화성시, 화성시와 수원시의 첨예한 대립은 아직 진행형이다. 그 이유로 수도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논의는 아직은 제자리다. 그런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경기 남부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이 힘을 모아 ‘국제공항’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곧 과포화 상태가 될 것이라는 공간적 한계와 경기 남부지역 주민들이 현재까지 이용하고 있는 두 공항의 거리가 멀다는 시간적 피곤함이 공집합을 이루고 있다. 수도권 신공항 설립을 위한 해법은 없는지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1. 수도권 신공항 어디에 어떻게 지을 것인가.

2. 신공항, 황금알 낳는 거위로 날아갈 수 있을까.

1. 수도권 신공항 어디에 어떻게 지을 것인가.

▲들어가는 글

결국은 민관합동 국제공항인 ‘경기남부 국제공항’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다. 경기남부에 국제공항이 필요한 이유는 많다. 물리적 이유는 먼저 인구다. 수도권은 인구 2570명에 공항은 2개다. 인구 1285만 명에 1개인 셈이다. 경남ㆍ부산ㆍ울산은 265만 명에 1개, 전남ㆍ광주는 83만 명에 1개, 강원도는 77만 명에 1개다. 수치만으로 봐도 상대적으로 너무했다. 과밀(過密)이다. 오는 2030년이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도 한계점에 이른다는 것이 정부의 예측이다. 그러나 아직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는 시원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원시와 화성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전후로 경기남부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이 힘을 모아 ‘국제공항’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도권 국제공항 적정지는 경기 남부

인천공항에 집중된 수도권 항공여행객 분담이 필요하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예측 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 특히 경기남부에 새로운 국제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수도권에 공항을 추가로 건설할 지역으로 가장 유력한 지역은 경기 남부권이다. 이 때문에 수원시 군 공항을 예비 이전후보지인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하면서 민간 공항을 겸하는 ‘경기남부 국제공항’을 짓자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을 이용한 국제·국내선 이용객 수는 7100만여 명이다. 지난 10년간 매년 500만 명씩 늘었다. 공항 최대 처리 여행객 수인 7200만 명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이대로 증가하면 2030년에는 임계치인 1억3000만 명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의 5단계 확장 공사까지 모두 마무리돼도 넘친다. 그동안 수원 군 공항 이전문제의 해답을 찾아야하는 당위이다.

▲공항 건설에만 10년 세월, 준비가 필요하다

수원과 화성, 용인 등 대부분 경기남부지역 주민들은 인천공항을 통해 외국을 오가고 있지만 가고 오는 길이 멀어 불편하다.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수요는 2030년 1억15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35년에는 1억31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평균 증가율 4.3%다. 국토교통부는 제3터미널과 제5활주로를 짓는 최종 확장공사 이후 인천공항의 국제여객 수용능력을 1억3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공항 전문가들은 최대 수용능력이 1억 명을 초과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김포공항도 마찬가지다. 2030년부터는 3500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용객 수요는 3700만여 명으로 예측돼 포화다. 경기남부지역 신공항론이 부상하는 이유다. 김영진 현 국회의원을 선두로 정치권과 항공 전문가들이 처음 문제를 제기했다.

▲왜 경기남부권인가.

지난 2018년 경기도시공사에서 실시한 ‘민간공항 활성화 사전 검토 용역’에는 경기남부지역 신공항이 경제적인 면에서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적었다. 공항 건설의 기본 전제조건인 풍부한 여객수요는 경기남부지역에만 750만 명이다. 이 수치도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모든 인구가 아니라 경기남부지역에 공항이 생겼을 때 인천공항이 아닌 신공항을 이용하게 될 만한 범위에 있는 도시들의 인구만이다. 이는 정치적인 논리와 지방 균형발전 논리로 지어진 다른 지역의 공항과 비교를 거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신공항이 생기는 것을 가정했을 때 자연발생적으로 증가하는 여객수요만 2030년에 320만 명을 넘는다. 공항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보통 공항의 손익분기점을 가늠자인 여객 수요는 200만 명. 수요자체는 충분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여기에 경기 남부를 지나는 경부·영동·서해안·제2서해안 고속도로 같은 도로망은 경기남부권에 있는 IT와 반도체 기업들과 물류라는 공통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화성시에 있는 반도체공장에 130조원을 투자해 비(非) 메모리 칩을 설계하는 전문기업을 세우겠다고 발표하고 이어 SK하이닉스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1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신공항이 황금 알을 낳은 거위의 산파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큰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이 밖에도 기계·화학분야에 특화된 평택일반산업단지와 바이오 전문 화성지역 산업단지 등 엄청난 물류 수요는 항공물류 중심지로 경기남부가 최적지라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드는 조건이다. 이런 이유로 비용대비편익 인 B/C값은 2.3이 나왔다. 한국개발원 기준으로 공항의 B/C값이 0.5 이상일 때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에 어떻게 지을 것인가.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살펴보자. 평균적으로 국제공항 하나를 짓는 데 5~6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인천공항의 경우 1992년 공사를 시작해 2001년 1단계 준공까지 모두 5조6000억 원이 들었다. 이 비용을 국가가 모두 감당하기는 벅차다. 신공항 건설이 사전에 충분히 논의돼야하는 까닭이다. 여기에 적합한 부지를 찾는 것도 큰 일이다. 비행기 이·착륙 과정에서 시야를 방해하지 않게 평탄한 지역과 소음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위해서는 최소 9000ft 높이와 3㎞ 거리의 활주로를 확보해야 한다. 쉽지 않다. 여기에 공항과 도시를 잇는 도로나 대중교통편 접근성도 좋아야 한다. 이미 도시 개발이 한참 진행된 수도권, 특히 경기남부지역에서 이런 요건을 충족할만한 장소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과 경기남부 신공항 건설 사업의 동시추진을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고 제시한다. 당연히 민(民)과 군(軍)공항 통합형태다.

▲경기도민 “민·군공항 지역 경제 활성화에 디딤돌”

수원 군공항으로 알려져 있는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은 수원시와 화성시의 경계에 있다. 과거 군공항이 들어섰던 1950년대 이 지역은 허허 벌판이었다. 그러나 도시가 개발되면서 군사시설이 도심 한복판에 자리매김하게 된 기형적인 형태로 변모해왔다.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은 25만 명이 넘는 수원·화성 주민들을 전투기 소음에서 벗어나고 군사 훈련을 안정적으로 해야 한다는 이유로 수원시가 처음 건의했다.

그러던 2017년 2월, 국방부는 수원화성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우정읍 일원 화옹지구를 선정 했다. 이전에 드는 예상 사업비는 모두 6조9천억 원이다. 군공항 이전 사업에 소 요되는 금액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국가 예산이 전혀 수반되지 않는다.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통합해 짓는다면 민간 여객 터미널과 주차장 정도만 추가적으로 확보할 금액인 2500억 원 정도만 투입되면 통합국제공항으로 건설이 가능하다. 화옹지구 대부분은 바다를 메워 조성한 간척지로 면적은 4500㏊다. 이 가운데 예비이전 후보지의 면적은 여의도의 5배인 14.5㎢다. 대부분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한다. 민간 토지 보상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이유다. 또 바다를 매립했기 때문에 항공기 운항에 필수적인 시야 확보에는 그만이다. 동서로 이어지는 바다방향의 긴 활주로와 소음완충지역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입지 조건을 지녔다. 기존 수원 군공항 부지보다 약 2.7배 넓고 소음완충지를 포함해서 짓기 때문에 소음에 대한 우려도 적다. 접근성도 좋다. 서해안고속도로와 평택시흥고속도로가 인접해 있고 올해 말 홍성~송산 간 서해안 복선 전철 개통 예정이며 교통 편의성이 올라갈 것이라는 평가여서 금상첨화다.

지난 3월초 경기지역 한 언론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수원군공항 이전사업과 함께 민간공항을 공동 유치하는 것에 대해 48.2%가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 의견인 41.2%보다 6.1%p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찬성 이유로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52.2%로 가장 높았다. 경기 도민들도 경기남부 신공항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의 방증으로 풀이된다. 공항과 함께 필수적으로 들어서는 항공물류단지와 항공정비(MRO)단지, 배후주거단지, 숙박시설단지 등은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이라는 황금알을 가져다준다. 지역 주민들에게 호재가 되는 이유다.

한편, 경기도시공사의 ‘민간공항 활성화 사전 검토 용역 보고서’는 생산유발효과 7조30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5000억 원, 취업유발효과 5만1000여 명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최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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