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객 가치’ 경영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선택과 집중’ 불필요한 사업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투자
구광모 LG 대표(사진 오른쪽)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권영수 LG 부회장, LG인화원 조준호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 LG그룹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LG는 구 회장이 취임하면서 밝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LG그룹 주주총회에서 구광모 회장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 회장은 “기업 시민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고객과 투자자,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구 회장은 ‘고객 가치’ 경영을 최일선에 놓고 LG그룹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올해 신년사에서도 오프라인 시무식을 없애고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고객 가치 창출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가치 경영을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 구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전략,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 사업 전반을 디지털로 변화시키는 경영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고객 가치를 혁신하고 스마트팩토리 적용,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디지털 인재 육성 등 경영 활동 전반에 걸쳐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도입했다.

LG그룹은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LG화학)의 구인회 창업주가 1947년 1월에 설립한 생활용품 생산 기업으로 시작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전자·부품·IT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화학과 전자를 양대 축으로 한 기업으로 변모했다.

특히 LG는 안정과 내실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기업으로 꼽혔지만 40대 젊은 총수가 새롭게 자리하면서 글로벌 경영 환경에 맞게 변화를 주도하는 젊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LG는 ‘인화’를 중시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최근 행보를 보면 인사 혁신에도 많은 변화가 엿보인다. 2018년 6월 지금의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면서 그간 수직구조 형식의 조직 문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LG

구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후부터 ‘실용성’을 중시해 빠르고 과감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LG는 내부승진 위주의 이른바 ‘순혈주의’ 문화가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취임 2년차인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LG전자 CEO였던 조성진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최고경영진을 교체하고, 젊은 인재들을 전진 배치하는 것은 물론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게 변화를 주고 혁신을 위한 밑거름을 만들었다.

당시 인사와 관련해 LG 측은 “전체 승진자의 60%가 이공계 인력으로 AI, 빅데이터, 로봇, 5G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런 인사 혁신과 더불어 기업 전반에 걸친 사업구조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업 운영에 있어서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LG전자의 수소연료 전지회사, 수처리 자회사를 정리했고, LG유플러스도 전자결제 사업부를 스타트업 업체 토스에 매각했다. 또한 주력회사인 LG화학 역시 수처리 회사인 나노H2O를 정리하고, 중국의 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소재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LCD 유리기판 사업도 접었다.

다만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지 사업 등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LG화학은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General Motors)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 하는 등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고, 철수하는 LCD 사업 인력과 공장 등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은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모습. /연합뉴스

이외에도 LG그룹은 다양한 변화를 추진하면서도 사회 공헌에 있어서는 선대 회장들의 유지를 이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LG그룹 2대 회장을 지낸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임종을 맞을 때까지 교육 활동과 공익재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 관여해 왔다.

이런 모습 때문인지 LG그룹은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에도 아낌없는 모습을 보였다.

LG 및 계열사는 사회공헌(CSR)팀인 상시지원TF(Task Force)를 구성해 운영하며,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나누고 함께 이겨내기 위한 지원 방안으로 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대구·경북 지역의 병상 부족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550실 규모의 경북 지역 기숙사와 연수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한편 구 회장이 코로나19 위기 이후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LG는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잉여 자본을 미래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기업의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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