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대구FC 홈 구장 DGB대구은행파크의 관중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프로축구 K리그의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22개 구단(K리그 1부 12개 팀ㆍK리그 2부 10개 팀)의 재정 상태가 크게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프로축구연맹이 14일 공개한 연맹과 K리그 22개 구단 관련 예상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매출 감소액은 약 575억 원(연맹 57억 원ㆍK리그1 464억 원ㆍK리그2 5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수치는 연맹이 K리그 1, 2 구단들에 자료를 요청해 계산한 결과다.

연맹은 K리그 개막 시점을 놓고 신중을 기하고 있다. K리그 개막은 당초 2월 29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오는 19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연맹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더 지켜보고 개막 일정 확정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달 30일 대표자 회의를 통해 리그 축소가 불가피하다는데 뜻을 모았고, 몇 가지 안 가운데 기존 38라운드(정규리그 33경기+파이널 라운드 5경기)보다 축소된 27라운드(정규리그 22경기+파이널 라운드 5경기)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번 매출 감소액 추정치도 27라운드 체제를 기준으로 삼았다.

연맹은 후원사 광고ㆍ라이선싱(연맹 로고 및 명칭 사용) 수입과 중계권 수입에서 57억 원의 매출 감소를 내다봤다. K리그1의 경우 광고와 입장권 수입이 감소하면서 구단별로 약 38억7000만 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K리그2 구단들은 평균 5억4000만 원의 매출 하락을 겪을 것으로 봤다. 연맹은 22개 구단 중 2개 팀(K리그1 1개 팀ㆍK리그2 1개 팀)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이들 구단은 각 리그의 평균치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연맹과 K리그 전체 구단들의 올해 매출 감소액 추정치인 575억 원은 지난해 이들의 매출액 총액인 3719억 원의 15.4%에 이른다. 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불황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구단 매출액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며 "모기업의 경영 수지가 악화하면 후원액도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물론 리그 일정 축소는 매출액 감소를 가져오지만 애초에 들어갈 비용의 절감 효과도 있다는 게 연맹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38라운드 기준 K리그1과 K리그2 구단들의 수당 지급 총액은 157억 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 27라운드 체제로 치러지면 47억 원 정도의 수당 지출이 줄어들게 된다.

연맹은 "이번 매출 감소액 추정은 K리그 구단들이 비상경영 체제로 접어든 상황에서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실시됐다"고 언급했다. 앞서 연맹 임직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위기 극복과 축구계 고통 분담을 위해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번 달 급여부터 임원은 월 20%, 직원은 월 10%의 급여를 반납한다. 이들이 반납한 급여는 개막 이후 경기 개최와 리그 운영에 필요한 각종 경비를 집행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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