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폭염에 ‘마실 것’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음료업계와 유업계는 상반된 표정을 짓고 있다.

생수가 대표적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여름(6월 1일~ 8월 23일) 생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2%나 늘었다. GS25도 이번 달 1일부터 23일까지 생수 매출이 32.7%나 올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생수 제품은 수급에도 문제가 생겼다. 특히 생수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삼다수는 일부 지역에서는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500㎖ 제품에서 물량 부족이 뚜렷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생수 성수기인 7월 말부터는 매년 물량이 부족했지만 대부분 광복절 이후 해소됐었다”며 “올해는 무더위가 오래 지속되면서 물량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생산량을 늘릴 수도 없다. 삼다수는 취수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수급이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나마 삼다수 말고도 농심 백산수, 롯데 아이시스를 비롯해 대형마트ㆍ편의점 PB로 나오는 생수가 많이 있어서 대란까지는 벌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음료도 품귀 현상까지는 아니지만 매출이 급증했다. 이마트에서는 여름 기간(6월1일~8월23일) 동안 이온음료 매출이 30.2% 늘었다. GS25에서도 이번 달(1~23일) 이온음료와 탄산음료 매출 증가율이 각각 33.5%, 31.9%나 됐다.

덕분에 음료업체들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7~8월 생수를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많이 팔았다. 탄산음료와 탄산수 역시 5% 정도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동아오츠카도 올해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누적 매출이 작년보다 15% 정도 늘었다며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우유도 공급이 불안하다. 초ㆍ중ㆍ고교가 개학하면서 우유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 업계에서는 일부 대형마트에 2.3ℓ들이 흰우유 보급을 중단했지만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매일유업은 흰우유 ESL을 일선 대리점 주문량의 90% 정도만 공급하고 있고 빙그레도 굿모닝 우유 주문량을 70%밖에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음료업계와 달리 유업계 표정은 어둡다. 우유 공급이 어려워진 이유가 수요 증가가 아니라 생산에 문제가 있어서다. 극심한 폭염으로 젖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8월 전국 원유생산량은 추정치가 5,480t(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5% 정도 감소했다.

거기다가 최근 낙농진흥원이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18원 낮추면서 젖소 사육두수도 줄 것으로 예상돼 이 같은 원유 부족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업계 관계자는 “더위에 약한 젖소가 올 여름 장기간 지속되는 이례적인 폭염으로 원유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례적으로 흰우유가 부족해졌다”며 “빨리 더위가 꺾이지 않으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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