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왼쪽)이 3000억 원의 몸 값에 유럽축구 이적시장 매물로 나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축구의 시곗바늘은 멈췄지만 그래도 다가올 축구의 계절을 준비하는 움직임은 분주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는 팀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27·잉글랜드)을 2억 파운드(약 3017억 원)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로 책정해 매물로 내놨다. 케인이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을지 전 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적이 성사되기까지 어떤 일들을 모두 10단계로 나눠 살펴봤다. 
 
#1. 스카우트
성공적인 영입을 위해선 현재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선수를 찾는 일이 최우선이다. 바로 스카우트다. 스카우트는 축구에서 발전해 나가고 있는 부분이다. 현대에는 본능적이고 직관적이었던 옛날의 방식에서 벗어나 선수의 정보와 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스카우트7과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가 끝나면 몇 분 안에 경기 영상이 업로드 되고 감독과 선수 영입 담장자들은 해당 자료를 돌려보며 선수를 분석한다. 
 
#2. 비드(bid)
영입 추진이 결정되면 이적(혹은 임대) 오퍼를 넣어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다. 가장 흔한 방법은 선수 영입을 원하는 클럽이 오퍼를 보내고 선수를 팔 구단이 이를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믿을 만한 에이전트가 구단을 대신해 선수 영입을 진행하기도 한다. 에이전트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중간상인 정도로 원만한 협상을 중재하는 구실을 한다. 
 
#3. 찔러 보기
굳이 영어로 표현하면 '태핑 업(tapping up)'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타진 과정도 병행된다. EPL은 '선수는 계약이 돼 있는 구단의 서면 허가 없이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다른 구단과 접촉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현실은 다르다. 에이전트는 선수와 만나 이적을 원하는지, 원한다면 주급은 얼마 정도인지를 먼저 파악해 상대팀에 오퍼를 넣는다. 양 구단간 이적료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 이미 개인 협상은 상당한 수준 합의점에 도달한 경우가 많다. 
 
#4. 협상
흔히 언론 보도에서 특정 선수의 이적을 두고 '협상 중'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협상'은 에이전트가 선수 측이 원하는 바를 구단 관계자들(단장이나 영입 이사 등)에게 전달하고 구단은 수용 가능한 수준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 단계에서 주로 논의되는 건 주급 액수와 보너스, 계약금 그리고 개인 초상권 문제 등이다. 선수 대부분은 에이전트에게 모든 협상을 일임하고 상황을 지켜본다. 
 
#5. 선수의 딜레마
협상 단계에 이르면 선수로서 고민에 빠진다. 이적을 결정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적 후 그 전보다 더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이사를 할 의향이 있는지, 새로운 클럽의 감독과 잘 지낼 수 있는지, 계약기간은 얼마로 할 것인지 등등 숱한 고민거리로 일종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선수 대부분은 금전적인 측면과 동시에 안전한 생활을 원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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