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민우.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1차 지명(연고지 신인 우선지명)은 최고의 신인들에게만 주어지는 영예다. 매년 연고지 최고 유망주들이 '1차 지명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동기들보다 더 큰 주목을 받으며 프로에 입단한다.

그러나 1차 지명이 프로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무수한 1차 지명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 무대를 밟았지만, 모두 ‘화려한 꽃길’을 걷지는 못했다. 부상 등 여러 이유로 잠재력을 만개하지 못하고, 조용히 그라운드를 떠난 선수들이 많았다. 

물론, 성공 사례도 있다. 최근엔 두산 베어스 이영하(23ㆍ2016년 입단),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2ㆍ2017년 입단) 등이 대표적인 주인공이다. 올 시즌도 여러 1차 지명 출신 유망주들이 알을 깨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우완 이민우(27)는 입단 5년 만에 잠재력을 터뜨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그는 빠른 공이 돋보이는 KIA 선발진의 미래다. 지난 시즌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통산 66경기 평균자책점 5.72에 그쳤으나 이번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국내 자체 홍백전에서 4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평군자책점 1.89로 짠물투를 펼쳤다. 15일 홍백전에선 6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무결점 투구를 선보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를 찍었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졌다. 제구와 완급조절 능력이 좋아지면서 위력적인 투수로 발전했고, 사실상 선발 한 자리를 예약했다.

SK 이원준. /OSEN

SK 와이번스의 우완 이원준(22)도 미완의 대기 꼬리표를 반드시 떼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17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호주 유망주 캠프 때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올 시즌 SK의 5선발 후보로 급부상했다. 2020 플로리다 1차 스프링캠프의 투수 MVP로 꼽히기도 했다. 190cm, 98kg의 건장한 체격에 최고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이원준이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하면 SK 선발진은 한층 탄탄해질 수 있다. 최상덕(49) SK 투수코치는 “지난해 호주 캔버라 유망주캠프 때부터 변경한 팔 동작과 팔의 위치를 이번 캠프 때까지 지속해서 진행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앞으로 점차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산 최원준. /OSEN

2017년 최동현이라는 이름으로 1차 지명의 영예를 누린 최원준(26)은 두산 불펜진의 기대주로 평가 받는다. 그는 팔꿈치 수술과 두 차례 갑상샘암 수술을 딛고 지난해 1군에서 34경기 평균자책점 2.65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전지훈련에서는 최우수선수(MVP) 격인 '미스터 미야자키'에 뽑혔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최원준을 1군 롱릴리프 자원으로 분류했다. 박치국(22)과 함께 사이드암 불펜 자원으로 꼽힌다.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 임시 선발 요원으로 나설 수 있다. 지난해에도 선발로 두 경기 등판한 경험이 있다. 이닝 소화 능력이 좋아 두산 불펜진의 ‘만능키’로 활약이 기대된다.

한화 김범수. /OSEN

좌완 강속구 기대주 김범수(25)는 올 시즌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할 전망이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15년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구속만큼은 팀에서 첫손가락에 꼽힌다. 지난해 전천후 투수로 뛰며 45경기에서 5승 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68에 그쳤다. 올 시즌 선발진 재진입을 노리는 김범수는 15일 청백전에서 3.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무력시위를 펼쳤다. 선발 경쟁에서 탈락하면 임준섭(31), 이현호(28)와 좌완 불펜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우완 강속구 유망주 박주성(20)은 1군 무대 연착륙을 노린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삼성 라이온즈 장지훈(23)은 5선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LG 트윈스 우완 이정용(24ㆍ2019년 입단), NC 다이노스 좌완 김태현(22ㆍ2017년 입단)은 1군 데뷔가 목표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매달린 이정용은 등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찰야구단에서 복무를 마치고 NC에 복귀한 ‘예비역’ 김태현은 스프링캠프를 완주했고, 자체 연습경기에 꾸준히 등판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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