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왼쪽).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두산 베어스 시절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3ㆍ현 NC 다이노스)의 그늘에 가려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최재훈(31)은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뒤 빛을 봤다. 2017년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곧바로 주전 안방마님을 꿰찼다. 지난해에는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373타수 108안타) 3홈런 31타점으로 데뷔 이후 거의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최재훈의 존재감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1022.2이닝 동안 마스크를 쓰며 두산 박세혁(1071.2이닝), SK 와이번스 이재원(1041이닝)에 이어 리그 포수 중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공수에서 든든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안방마님 노릇을 충실히 했다. 지난 시즌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포수는 셋뿐이다. 

개인적으로 뜻깊은 시즌을 보냈지만, 최재훈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저조한 팀 성적 때문이다. 2018년 11년 만에 가을 무대에 오른 한화는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투수진 성적도 최재훈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지난 시즌 한화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9위(4.82),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ㆍ스탯티즈 기준) 9위(11.57)에 그쳤다. 최재훈은 투수진 전체가 흔들린 부분에 대한 책임을 주전 포수인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투수들 성적이 안 좋은 건 포수의 책임이 크다. 많이 공부하고, 투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눠도 잘 안 되더라. 야구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한화 최재훈. /한화 제공

올 시즌 한화 마운드 재건에 힘을 보태야 하는 최재훈은 간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큰 탈 없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완주한 그는 팀 자체 훈련과 청백전을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컨디션 유지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잘 관리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크게 문제는 없다”면서 “시즌에 들어가면 타격에서는 아무래도 공을 많이 보게 되고 신중하게 된다. 그래서 청백전에서만큼은 적극적인 타격을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재훈은 포수 본연의 임무인 수비와 투수 리드에 충실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투수들의 컨트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볼보다는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빠르게 승부할 수 있도록 사인을 내고 있다. 우리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 부분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노력파’이자 ‘학구파’ 포수인 최재훈은 늦춰진 개막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막이 늦춰지면서 투수들과 호흡을 더 맞춰볼 시간이 늘어났다는 건 긍정적이다. 투수들과 더 많이 맞춰보면서 함께 연구하고 공부할 시간이 늘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을 활용해서 볼넷을 줄일 수 있는 시도를 해 보려고 한다. 카운트 싸움이 불리해지면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에 맞는 일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포수로서 그날 투수들의 컨디션을 가장 잘 알고 있으니 투수들이 자신 있는 공 위주로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카운트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면 방지할 수 있다. 투수들과 함께 연구하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타격에서도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공에 대한 컨택트 능력도 점검해 보고, 타이밍도 맞춰가면서 빠른 카운트에서 타격을 해보기도 하고 있다. 결과가 나쁘지는 않아서 자신감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청백전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부족한 점을 찾기 위해 코치님께 자주 질문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즌 개막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최재훈은 “팬들이 한화 야구를 보시고 잠시나마 힘을 내실 수 있다면 야구선수로서 기쁠 것 같다. 더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 할 테니 건강 유의하시고, TV로 야구 보시면서 힘내실 수 있으면 좋겠다. 팬 여러분들을 하루 빨리 야구장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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