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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중국 1분기 성장률이 문화대혁명(이하 문혁)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 관련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8%로 나타났다. 전분기 6.0%보다 12%포인트 이상 급락한 수치다.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6%, -6.5%보다 낮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정부가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 발표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6.4%, 6.2%, 6.0%, 6.0%였다. 중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문혁이 끝난 1976년이 마지막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가장 먼저 시작된 중국은 지난 1월 23일 우한(武漢)을 전격 봉쇄했다.

이후 전국적인 규모의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중국의 경제 활동은 마비상태였다. 3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점진적으로 경제·사회적 정상화가 추진됐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는 등 전 세계를 강타한 여파로 중국의 경제 전망 역시 밝지 못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문혁이 끝난 1976년(-1.6%) 이후 4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 1.2%로 내렸다.

다만 중국은 막대한 재정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견되는 극소수의 국가 중 하나로, 이미 코로나19 방역에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 1분기 경제성장률 악화보다는 2분기 반등 여부와 강도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IMF는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된다면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9.2%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분기 경제 성적표가 나옴에 따라 중국 당·정이 통화·재정 정책을 아우르는 강도 높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처럼 즉각적인 전방위 부양책을 집행하기보다는 도산 위기에 몰린 중소·민영기업과 실업자 등 특정 취약 대상에 초점을 맞춘 지원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본 것과 같은 즉각적인 대응 정책과 달리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방역에 초점을 맞춘 채 선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온건한 수준에서 통화 완화 정책을 폈다"며 "1분기 데이터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림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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