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차, 새 변속기 단 벨로스터N 출격... 수동이어 자동변속기에 DCT 추가장착
벨로스터N/현대차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현대자동차가 이달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적용한 '벨로스터N'을 출시하며 고성능브랜드 ‘N'의 몸집 넓히기에 들어선다. 전 세계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물론 글로벌기업과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는 등 빠르고 강한 차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야심이 본격화 되고 있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1일 8단 습식 DCT 변속기를 적용한 벨로스터N을 공식 출시한다.

미국의 유명 자동차 전문 매체 로드앤트랙(Road&Track)은 벨로스터 N을 ‘2020 올해의 퍼포먼스카’로 선정하며 “오로지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 태어난 자동차” 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벨로스터는 운전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 차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그간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모델만 판매돼 운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게 한정적이었다. 이에 현대차는 N 브랜드를 더욱 많은 운전자가 즐길 수 있도록 자동변속기의 운전 편의성을 갖춘 ‘N DCT(Double Clutch Transmission)’ 모델을 추가했다. 더불어 N DCT 모델은 수동변속기보다 더 빠르고 다이내믹하다는 설명이다.

벨로스터 N에 탑재된 N DCT는 현대차그룹이 2019 HKIPC(현대·기아 국제 파워트레인 컨퍼런스)에서 최초로 발표한 스마트스트림 습식 8단 DCT를 뿌리로 두고 있다.

습식 8단 DCT는 오일을 이용하는 수랭 방식의 다판 클러치로 유압 액추에이터를 적용해 허용 토크가 높아졌으며 응답성 또한 개선됐다.

기존 수동 대비 공차중량이 50kg 늘면서 복합연비가 기존 10.7km/L에서 10.2km/L로 소폭 하락했다. 출력은 수동 모델과 동일한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0㎏·m를 자랑한다.

벨로스터 N DCT모델은 수동변속기 보다 운전하는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사진=현대차

고성능카 개발 뚝심 결실로 이어져

현대차의 고성능 자동차에 대한 뚝심은 이미 전 세계 모터스포츠대회에서 저력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모나코에서 진행된 2020 월드랠리챔피언십(이하 WRC) 시즌 첫 대회인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드라이버 부문 우승과 제조사 부문 선두를 동시에 차지하며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자동차 경주 대회로 포뮬러원(F1) 대회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특히 WRC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경주차로 비포장도로, 포장도로, 눈길을 가리지 않고 험로를 달려 자동차 경주의 ‘철인경기’로 불리고 있다. 그만큼 경주에 주행 성능과 내구성이 중요하다고 평가받는다.

이는 현대차의 오랜 도전의 결실이다. 1998년 WRC에 처음 도전했지만 부진한 성적으로 2003년 이후 철수했다. 이후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2014년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세워 복귀를 알렸고, 이후 시상대에 오르는 막강한 모터스포츠 팀으로 급부상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미래비전인 퓨처 모빌리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진두지휘에 개발역량 강화

그간 BMW M, 메르세데스-벤츠 AMG 등으로 상징된 고성능차지만, 현대차는 2009년 남양연구소에서 WRC에 내보낼 시범 차량을 제작하며 고성능 브랜드 ‘N’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2012년 고성능차 개발 조직을 설립, 실전 테스트에 나섰고 2015년엔 본격적으로 N 브랜드의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이는 DNA 수혈로 이어졌다. 현대자동차는 2014년 BMW에서 고성능 브랜드 M 연구소장이던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했고, 2018년엔 고성능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을 전담하는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해 BMW M 북남미 사업에 몸담은 토마스 쉬미에라를 고성능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5월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과 손을 잡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한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올해 고성능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프로토타입(Prototype) 모델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업체로 고성능 차량에 대한 소비자 니즈 충족과 당사의 ‘클린 모빌리티’ 전략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다양한 글로벌 제조사와도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해 당사와 다양한 업무 영역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고성능 자동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미래 중장기 혁신 계획 ‘2025 전략’에 맞춰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N 브랜드의 전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적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벨로스터N은 비디오 게임을 연상케 하는 고성능 특화 기능과 섀시 세팅까지 더해져 고성능 자동차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운전자에게도 박진감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사할 것"이라며 "변속기의 변화 하나만으로 운전 편의성과 역동적인 감성, 날카로운 고성능까지 아우르는 만인을 위한 스포츠카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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