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토니 도발레, 코로나 피해 큰 스페인에서
축구선수 잠시 접고 약사로 옷 바꿔입어
태국행 취소돼 조국에 남아 사람들 돕기로
스페인 국적 축구선수이자 약사 토니 도발레. /토니 인스타그램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안철수(58)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달 초 부인 김미경(57) 서울대학교 교수와 함께 의료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속출하던 대구광역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으로 향했다. 정치인 이전에 의사였던 안 대표는 “보여주기식 쇼”라는 비난에도 묵묵히 15일간 의료봉사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안 대표의 깜짝 행보는 한국 사회에 적잖은 울림을 선사했다. 본업을 잠시 내려두고 공익을 위해 화마로 뛰어든 모습에 많은 사람이 감동했다. 19일(한국 시각) 0시 기준 확진 19만4416명, 사망 2만639명으로 코로나19 피해가 큰 스페인에서도 안 대표처럼 본업을 뒤로하고 군중 속으로 향한 남자가 있다. 심지어 주인공은 직업 축구선수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 도발레(30ㆍ이하 토니)는 현재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라코루냐 북서쪽에 자리한 약국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다. FC 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인 토니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도 학업을 놓지 않아 약학대학 학위를 땄다. 2017년 인도 리그 벵갈루르 FC와 계약하기 전엔 약사 과정을 모두 마쳤다. 토니가 갑자기 축구선수에서 약사로 변신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스페인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그는 태국 2부리그 로열 타이 네이비 FC에서 윙어로 뛰었다. 다가오는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달 초 떠날 채비를 하던 토니는 뜻밖의 소식에 직면했다. 태국이 유럽에서 오는 방문객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기 시작한 것이다. 곧이어 스페인 정부가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약국과 슈퍼마켓만 문을 열게 하고 그 외 모든 시설에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갈수록 늘어가는 확진 피해 속에서 토니는 사람들을 돕고자 집 밖으로 나가 가족이 운영하는 약국으로 향했다.

토니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을 돕는 것밖에 없었다. 지금이 약국으로 가 사람들을 도울 적기로 판단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약국에 오는 사람들과 지역사회를 돕고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를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순간이다.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 위험도 있고 안전하지 않지만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엔 언제나 한발짝 더 앞으로 가 자신의 인품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니는 스페인에 발이 묶여 결국 로열 타이 네이비 FC와 계약을 종료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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