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이 13일 인천에서 열린 귀국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훈련 및 지난 입국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으로 돌아온 '핫초이'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가 2주간의 자가격리를 끝내고 취재진 앞에 섰다. 최지만은 13일 인천 서구 위드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귀국 과정과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이너리그를 포함해 빅리그 진출 이후 최지만이 한국에서 4월을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다른 코리안 메이저리거 추신수, 류현진, 김광현이 모두 미국에 머문 반면 최지만은 귀국했다. 여러 면에서 최지만의 귀국 기자회견은 많은 야구팬과 취재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최지만 역시 "4월을 한국에서 지내는 건 성인이 되고 11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미국에서보다 기자들이 더 많이 왔다"고 놀라워했다. 
 
◆ 핫초이와 함께한 PPL 제품들
 
최지만은 담담한 표정으로 준비된 테이블에 앉아 귀국 과정과 앞으로의 훈련 계획 등을 설명했다. 사회·경제적 가치를 지난 스포츠스타인 만큼 최지만의 주변에 숱한 협찬품이 함께했다. 최지만의 등 뒤에는 국내 체류 기간 의전차량 등을 제공하는 태안모터스의 로고가 위치했다. 태안모터스는 세계적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의 국내 공식 딜러사다. 
 
최지만이 앉은 테이블 위에는 더 많은 협찬품이 자리했다. 평소 최지만이 사용하는 야구용품부터 즐겨 마시는 건강보조식품 그리고 물이 최지만과 함께 카메라 셔터 세례를 받았다. 최지만은 국내야구용품 제작 전문업체 나인스포츠의 제품을 이용한다. 이날 기자회견 무대에도 나인스포츠의 글러브와 배트 등이 함께했다. 이어 정관장의 홍삼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최지만은 평소 홍삼제품을 음용한 모습 등을 소셜미디어 등에 노출해 왔다. 
 
인상적이었던 건 물이다. 최지만의 기자회견 테이블 위에는 농심의 생수 '백산수'가 자리했다. 최지만과 농심 사이에 스폰서십 계약이 있었다는 사전 공지 등이 없었기에 이날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특별한 관계로 발전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농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최지만 선수와 어떠한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면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수가 필요했고, 저희 제품을 우연하게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코로나19 물 만난 생수시장, 3위로 처진 백산수
 

올해 시장규모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생수시장에서 농심의 백산수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8259억 원으로 2년 전인 2016년 7400억 원대비 11.6% 증가했다. 2010년 4000억 원에 불과했던 생수 시장 규모는 매년 10% 이상 확대되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은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와 롯데칠성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등 빅3가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시장점유율 1위는 38.2%의 삼다수이며 그 뒤를 13.2%의 아이시스가 추격하고 있다. 백산수의 점유율은 8.8%다. 이 밖에도 해태 '강원 평창수', 하이트진로 '석수', 동원F&B '동원샘물', 아워홈 '지리산수' 등이 1~4%가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1일 오리온은 생수 브랜드 '제주용암수'를 출시하고 생수 시장에 진출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농심은 생수 시장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굳건한 1위였던 삼다수가 주춤한 사이 공격적으로 빈틈을 파고들며 아이시스의 점유율을 늘려가는 롯데칠성을 따라 잡아야 하는 한편 새롭게 진입한 오리온과 여타 중소 브랜드의 거센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최지만과 농심이 우연하게 인연을 맺은 가운데 앞으로 행보가 주목 된다. 연합뉴스

◆ 최지만의 선택, 백산수 반등 계기될까
 
2007년 연변농심광천음료유한공사(연변농심) 법인설립 이래 줄곧 적자를 내던 농심의 생수사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1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587억 원으로 2018년 515억 원 대비 14% 늘었다. 연변농심은 2018년 3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2012년 이후 누적손실액만 196억 원에 달한다. 
 
농심의 적자는 특수한 유통 구조에 원인을 두고 있다. 생수 사업은 초기 취수시설 개발에 수백억 원의 투자비가 들지만 이후 생산원가가 매우 낮은 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농심의 경우 중국에서 국내로 백산수를 들여와야 하는 까닭에 타 브랜드에 비해 생산원가가 높다. 이런 이유로 흑자전환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백산수는 중국 옌벤시 소재 공장에서 다롄항까지 철도를 이용해 1000km를 이동한 후 평택항과 부산항으로 운송된다. 
 
농심은 흑자전환을 위해 생산규모를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28만톤을 생산했다. 생산량이 물류비용을 상쇄할 만큼 늘어나면서 흑자전환의 발판이 됐다. 물론 흑자 규모가 1억 원이라는 점에서 농심의 생수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첫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생수 수요가 폭발하는 여름 성수기와 코로나19 여파로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다가올 호재가 더 많다. 여기에 우연이라고 하지만 빅리거 최지만의 선택까지 겹쳤다. 백산수가 반등할 좋은 징조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지만 선수를 광고 모델 발탁 등 협업은 현재로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백산수를 선택해 감사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우연이 겹치면 인연이 된다고 했다. 최지만과 농심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 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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