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매해 프로 무대를 밝은 신인들에게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단골 코멘트’다.

선수라면 누구나 개막 엔트리 승선을 꿈꾼다. 개막 엔트리는 비시즌 내내 심사숙고한 결과물이다. 선수에게 개막 엔트리 진입은 코치진에게 눈도장을 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쟁쟁한 선배들과 다퉈야 하는 루키들에겐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개막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신인은 팀당 1∼2명뿐이다.

2017년~2019년 신인왕 이정후(22ㆍ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위즈), 정우영(이상 21ㆍLG 트윈스)은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뒤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올해도 각양각색의 프로야구 새내기들이 이들처럼 ‘꽃길’을 걷는 날을 꿈꾸며 개막 엔트리 진입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21일부터 시작되는 교류전에서 최종 오디션을 치른다.

KT 우완 소형준(19)은 고졸 신인 열풍을 이어갈 기대주다. 유신고 출신인 그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졌다. 제구력, 경기운영 능력도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54) 감독이 캠프를 떠나기 전 “소형준은 무조건 선발로 키워야 하는 선수”라며 5선발로 낙점했을 정도로 기대감이 크다. 소형준은 15일 청백전에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LG 신인 듀오 이민호(왼쪽)-김윤식. /OSEN

LG의 신인 듀오 이민호와 김윤식(이상 19)은 자체 청백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개막 엔트리 진입에 바짝 다가섰다. 1차 지명을 받은 이민호는 시속 150km를 웃도는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다.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 신인인 김윤식은 시속 140km 중반대의 빠른 공에 커브와 체인지업, 투심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다. 이들은 청백전을 치를수록 안정감을 뽐냈다. 이민호는 청백전 4경기에 등판해 7.1이닝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4.91, 김윤식은 5경기에서 11이닝 1실점으로 호투, 평균자책점이 0.82를 기록했다. 류중일(57) 감독은 “이민호와 김윤식은 LG 트윈스의 재산이다. 한 해 한 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차세대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화 이글스의 ‘아기 독수리’ 한승주와 남지민(이상 19)도 주목할 만하다. 부산고 에이스로 활약한 한승주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이승엽(44) KBO 홍보위원이 “구위가 신인 같지 않다고 칭찬해 화제가 됐다. 우완 정통파 투수 남지민은 도쿄올림픽 대표팀 예비명단에 깜짝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한화 마운드의 미래로 불리는 이들은 프로 첫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자마자 곧바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으면서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SK 최지훈. /OSEN

SK 와이번스 외야수 최지훈(23)은 대졸 신인의 반란을 꿈꾼다.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제2의 김강민’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날카로운 타격과 빠른 발, 뛰어난 수비를 자랑한다. 이진영(40) 타격코치는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타격 타이밍이 뛰어나다. 향후 SK에서 어떤 임무를 맡게 될지 기대가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스프링캠프를 완주하며 애리조나 2차 캠프 MVP로 꼽힌 최지훈은 국내 청백전에서도 뛰어난 타격감을 자랑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재일교포 출신의 중고 신인 안권수(27ㆍ두산 베어스)는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 받는다. 일본 독립리그와 사회인야구를 거친 그는 캠프에서 빠른 발과 강한 어깨, 탄탄한 수비로 눈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두산 외야진의 ‘감초’ 노릇을 할 가능성이 크다.

고졸 야수 중엔 키움 히어로즈의 거포 유망주 박주홍과 삼성 라이온즈의 ‘작은 거인’ 김지찬(이상 19)이 돋보인다. 박주홍은 2020년 1차 지명을 받은 10명 중 유일한 야수다. 팀 내 신인 중 유일하게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주전 외야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로야구 최단신(163cm) 선수인 김지찬은 야구 센스만큼은 ‘거인’이라고 불릴 만큼 뛰어나다. 내야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그는 최근엔 외야까지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 가능성을 평가 받고 있다. 청백전에서 타율 0.346(26타수 9안타) 3타점 3도루 OPS 0.969를 기록했다.

이들 외에도 KIA 타이거즈 우완 정해영,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한별, 롯데 자이언츠 우완 최준용(이상 19)이 개막 엔트리 한 자리를 노린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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