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이른바 '애리조나 리그'가 사실상 개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야구는 없다. 안전할 때까지."
 
롭 만프레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단호하게 방송 카메라 앞에서 말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15일(이하 한국 시각)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메이저리그를 개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무국과 선수노자가 애리조나주에서 격리된 채 무관중 리그를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그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지금까지 우리가 내린 유일한 결정은 공중보건 상황이 안전해질 때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우리 선수들, 직원들, 팬들 모두 안전한 방식으로 경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비상사태 계획을 갖고 있지만 쉽지 않다. 계획보다는 아이디어란 표현이 적합하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국민 건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5월 말 개막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최고 결정권자의 말인 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메이저리그 개막이 6월 말이나 7월 초로 연기된다면 선수들은 다시 모여 두 번째 스프링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기간이 더 뒤로 밀리면 2020시즌 취소가 현실이 될 수 있다. 
 
5월 말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스프링캠프 시설이 밀집한 애리조나주에서 무관중으로 시즌을 개막하는 애리조나 리그라도 열기 위해선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고려할 때 아무리 늦어도 5월 중순에는 개막 일정이 확정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협상은 답보 상태다. 
 
미국 스포츠 전매 매체 '디 애슬레틱'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4월 둘째 주까지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 어떤 방법으로든 야구를 하자는 양 측의 의견이 맞지 않아서가 아니다. 코로나19가 악화된 상황에서 쉽게 가라앉지 않으며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더 이상의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데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의견을 같이했다는 게 매체의 보도 내용이다. 
 
모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선수들의 복귀도 5월 말 애리조나 리그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13일 2주간의 자가격리를 끝내고 취재진과 만난 최지만은 "리그 재개와 관련해 구단이나 사무국, 노조로부터 어떤 소식도 전달 받지 못했다"면서 "구단 트레이너와 개인훈련 내용을 두고 상의하는 등 현재는 티 배팅과 캐치볼 같은 실내·개인훈련으로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지난달 24일 코리안 빅리거 중 유일하게 귀국했다. 
 
애초 5월 중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던 그는 "현재로선 언제 미국으로 갈지 정해진 일정은 없다"면서 "미국으로 돌아가도 2주간 다시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한 달 간 야구를 쉬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결국 최지만과 같은 외국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복귀와 몸 상태 등을 고려할 때 5월 중순 애리조나 리그 개막일이 확정되더라도 제대로 된 몸 상태로 리그에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만 최지만은 애리조나 리그에 대해 찬성의 뜻을 밝혔다. 최지만은 "어떤 형태로든 야구를 할 수 있다면 찬성"이라며 "(애리조나 리그라도)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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