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BIS 기준 자본비율 1~2%p 높아질 듯
금융권 “우리금융 비은행부분 M&A 나설 것”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으면 BIS 기준 자본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그룹의 ‘내부등급법’ 승인을 빨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금융의 인수합병(M&A)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내부등급법은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추정한 리스크 측정요소를 활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전환에 대한 2차 현장점검(실사)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내부등급법 전환 1차 실사를 진행한 금감원은 상반기까지 내부등급법 전환 여부를 검토하고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일각에선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전환에 대해 금감원이 분할승인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할승인은 부도율(PD), 부도시 손실률(LGD), 부도시 익스포져(EAD) 등 내부등급법이 적용되는 신용평가모형 중 완성이 된 모형부터 순차적으로 승인하는 방식을 뜻한다. 

우리금융은 여타 금융지주와 다르게 바젤위원회가 제시한 표준 가중치를 적용하는 ‘표준방법’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KB·하나·NH농협금융에 비해 우리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다소 낮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의 BIS 기준 자본비율은 11.89%로 조사됐다. KB금융이 14.48%, NH농협금융이 14.01%, 하나금융이 13.95%, 신한금융이 13.90%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내부등급법이 우리금융에 적용되면 BIS 기준 자본비율은 1~2%p 오른 12~13%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정부가 자금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에 우리금융이 각각 1조원씩 불입하면 BIS 기준 자본비율은 11.82%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 바 있다.  

BIS 기준 자본비율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재무 건전성에 여유가 생긴 우리금융이 M&A에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이 리스크 점검을 위해 이미 1차 현장점검을 진행했으며 2차 현장점검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지주사 출범 당시 비은행부문 M&A 의지를 드러낸 만큼 증권사를 우선으로 하는 M&A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증권사는 유안타증권이다. 유안타증권이 매각을 부인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대만 유안타그룹이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그룹은 유안타증권의 지분 54.62%를 보유 중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809억원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한 수치다.

아주캐피탈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17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4%를 인수할 당시 우리금융이 1000억원을 출자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해서다. 

다만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지분 매각을 결정할지는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지난해 아주캐피탈은 당기순이익 1016억원, 총자산 7조473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6%, 20.5% 증가했고, 현재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이 A+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KB금융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에 우리금융도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안다”며 “우리금융의 BIS 기준 자본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은행부분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금융 당기순이익 1조9041억원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1%에 달했다.

우리금융그룹이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아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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